재계 서열 2위의 그룹 총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운명처럼 한 때 김 전 회장을 따랐던 대우맨들의 현주소에도 명암이 갈리고 있다.
비록 채권단이 기업의 주인이 되긴 했지만 대우맨 가운데는 대우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은 2000년 대우자동차 부도 당시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지로 상무에서 사장으로 임명됐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옛 대우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우그룹 사가(社歌)’를 부르고 있는 곳이다.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도 2000년 CEO로 취임, 워크아웃 졸업을 앞당기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미얀마 가스전 개발로 대박의 꿈을 키우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2001년 이후 줄곧 CEO 자리를 지키고 있고, 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은 효성 구조조정본부장으로 잠시 외유를 했다가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다른 기업에서 활동 중인 대우맨들도 많다. 대우 사태 직전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은 현재 두산중공업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영균 전 대우중공업 사장은 현재 동부그룹 화학부문 부회장을 맡고 있고,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은 벤처기업 대표를 지내다 지난해초 파라다이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전주범 전 대우전자 사장은 교육계로 진출해 영산대 대외 부총장이 됐다. 이한구 전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중이다.
그러나 대우 사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이도 많다. 강병호 전 ㈜대우 사장은 4월 대법원에서 징역5년 형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을 선고받은 장병주 전 ㈜대우 사장은 수감 생활과 지병으로 건강이 나빠진 상태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김태구 전 대우차 사장은 14일 김 전 회장의 입국 모습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착잡하게 지켜봤다.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해 3월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한강에서 투신 자살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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