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으로 가입해 신용카드로 휴대폰 요금을 결제하면 요금할인, 단말기 무상지급 등의 혜택을 드립니다.”
최근 통신업체 협력사의 텔레마케터로 위장해 개인의 신용카드 정보를 확보한 뒤 카드론 대출 등으로 돈을 빼가는 신종 사기수법이 등장했다.
15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실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이처럼 홍보한 뒤 회원가입에 필요하다며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등 카드정보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수법은 우선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운전면허증을 위조한 뒤 피해자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다. 이어 신용카드사 ARS(자동응답시스템)를 통해 해당 카드의 결제계좌를 자신들이 개설한 계좌로 바꾼 다음 ARS 카드론 대출이나 현금서비스를 통해 돈을 인출한다.
이 같은 사고는 최근 삼성 LG 등 일부 신용카드 회사들이 고객 편의 차원에서 카드 결제계좌 변경을 직원 대면방식이 아닌 ARS방식으로 바꾼 뒤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는 대면방식으로만 결제계좌를 바꿔주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전문 카드사의 경우 한 회사에서만 450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사고 피해자들에게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시킨 과실을 물어 피해 금액 중 상당부분을 본인이 변제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원은 카드사가 ARS방식으로 결제계좌를 변경한 것도 사고의 주원인이라고 판단, 관련 분쟁이 접수될 경우 50~80%를 카드사가 갚도록 조정하고 있다. 또 사고 방지를 위해 신용카드 회사에 결제계좌를 ARS방식으로 변경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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