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맥주병'의 기적

○…한밤중 한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여성을 ‘맥주병’ 시민이 구했다.

1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정상영(30ㆍ서비스업)씨는 14일 오전 3시께 서울 여의도 유람선선착장 인근 유역에서 장모(32ㆍ여)씨가 3㎙ 깊이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려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선뜻 구조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정씨는 평소 수영을 못해 친구들 사이에서 ‘맥주병’ 소리를 듣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지도 않고 무작정 물에 뛰어들었다. 허우적대며 장씨에게 다가간 정씨는 장씨의 목을 팔로 감고 가까스로 물 밖으로 나왔다.

정씨는 “일단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무의식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며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몹시 당황했던 생각은 나는데, 어떻게 헤엄을 쳤는지, 어떻게 물 밖으로 나왔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둘 다 죽지 않고 살아나온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구조당시 의식을 잃었던 장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오후 1시께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