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성인사이트 운영자라뇨. 헛소문으로 가족까지 손가락질 받을 땐 죽고 싶었습니다.”
원로배우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ㆍ70)씨가 자신의 예명과 같은 이름의 성인사이트 때문에 받은 고충을 쏟아냈다.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정보통신 윤리와 성숙한 사회’ 토론회에 정보화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증언하기 위해 나온 김씨는 “인터넷 성인사이트 운영자로 몰린 것도 억울했지만 이후 이를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과 네티즌 등의 마구잡이식 여론재판에 시달렸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해냈다.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김씨는 몇 년 전 “할아버지가 벌거벗은 여자 장사한다고 애들이 놀려 학교에 못 가겠다”며 울음을 터트려 깜짝 놀랐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의 예명으로 된 성인사이트 수십 개가 운영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격을 받은 김씨는 검찰과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사이트 운영자를 고소했지만, ‘각하’, ‘혐의 없음’ 등의 처분을 받았다. “트위스트 김이라는 이름은 당신 소유가 아니다”는 말도 들었다. 그 사이 김씨가 성인사이트운영자라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방송 출연마저 끊겼다.
“가끔 ‘야 이 XX야, 돈이 그렇게 좋으냐’ 는 욕설 전화를 받으면 통곡을 했습니다.” 김씨는 4년째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구안와사(안면신경 마비)라는 병에 시달리다가 올 3월엔 ‘죽어서라도 불명예를 씻자’는 심정으로 투신자살을 기도한적도 있다고 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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