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북한 강제수용소의 실상을 담은 수기를 펴낸 탈북자를 만났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의 집무실 오벌 오피스로 ‘평양의 어항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10년’의 저자인 강철환(37)씨를 초청, 40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백악관 대변인실의 프레데릭 존스는 “부시 대통령은 그 책을 대단히 마음을 잡아 끄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이 책은 그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의 어항’은 9살 때 가족과 함께 함남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던 강씨가 10년 동안 겪은 체험담을 탈북 후 프랑스 언론인 피에르 리굴로와 함께 써낸 수기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회의에서 이 책의 영어판을 읽고 있는 사실을 공개하며 참모와 정부 관리들에게도 일독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최근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폭군’이니 ‘주민을 굶기는 독재자’니 하는 표현을 쓸 때부터 이 책을 읽고 하는 말이라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1992년 탈북한 강씨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만남이 6자 회담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마련된 점을 지적하며 “강씨를 만난 부시 대통령의 결정이 북한 사람을 화나게 할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운동가로부터는 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는 ‘민주주의론’을 쓴 이스라엘 전 내각 장관 나탄 샤란스키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환담했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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