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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장르 초월한 천재, 칸노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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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장르 초월한 천재, 칸노 요코

입력
200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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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 칼럼에서 영화음악가를 자주 다루는 이유는, 워낙 뛰어난 음악가들이지만 음악계에서 활발한 평가나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 장르가 너무 어정쩡해서다. 클래식이라면 비평가들이나 연주가들이 얘기할 거 팝이면 인기차트에라도 오를거 아닌가.

그렇다고 영화음악이 팝과 클래식 중간에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영화음악은 클래식이자 팝이며 모든 장르를 공유한다. 따라서 운이 좋으면 각 장르의 최고 작곡가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혹시, 한 사람이 모든 장르를 통달한 멀티작곡가가 존재할까? 실내악, 오케스트라, 퓨전재즈, 테크노, 일렉트로닉, 하드록, 헤비메탈, 펑키를 그냥 흉내내는 정도가 아니라 정통으로 구현하는 작곡가 말이다. 있다. 그것도 만화 작곡가다.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계에 획을 그은 칸노 요코(41). 그녀의 이름 앞엔 항상 천재라는 말이 앞선다.

초기작인 ‘마크로스 플러스’만 보더라도 비행 장면에 사용된 오케스트라의 금관 사운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관현악법이지만, 같은 만화 안에서 콘서트 장면에 나오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들으면 "이게 한 사람이 작곡한 음악이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잠시 선보였던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걸작 ‘메모리즈’ 에서도 3개의 다른 에피소드에 맞게 3개의 다른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가장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퓨전팝을 넘나드는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그녀의 이런 재능이 가장 돋보인 작품은 뭐니뭐니 해도 세계적으로 히트친 TV시리즈 ‘카우보이 비밥’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재즈의 모든 장르에서 너무나 멋진 음악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얼마 전 국내기업 CJ의 광고에 사용되었던 음악도 이 사운드트랙 중 하나다. ‘카우보이 비밥’은 만화의 작품성보다 음악의 작품성을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졸작 중의 졸작으로 알려진 ‘브레인 파워드’도 그녀의 음악만은 걸작이라고 할 정도니까. 최근 나온 그녀의 음반은 그 유명한 ‘공각기동대’ TV판의 사운드트랙이다.

요즘엔 이런 음반이나 DVD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예전엔 다 불법카피의 세상이어서 희귀한 컬렉션이었는데…. 당신도 그때를 기억하는 세대인가?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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