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실시될 이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의 젊은 표심 잡기가 한창이다. 30세 이하 젊은 층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이란에서 당락의 주요 변수가 20대층 공략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슬람 사원 주변과 거리 유세전이 가장 뜨거웠다면 최근에는 열기가 대학 캠퍼스와 카페 촌으로 옮겨갔다.
실용적 보수를 표방하며 여론조사에서 8명의 후보 중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슬람 전통의상을 벗어 던지고 힙합과 디스코 음악에 맞춘 노래와 춤으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란의 인기 팝 스타가 라프산자니 후보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그의 선거구호인 ‘일자리 확보(Just work)’가 씌어진 티 셔츠 차림의 20대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개혁파로 여론조사에서 라프산자니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무스타파 모인 전 고등교육부 장관의 지지자들도 오렌지색 선거운동 버스를 동원해 전국 20개 대학을 돌며 개혁ㆍ개방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테헤란대학 공학도인 파리드 메흐라비안(23)은 “이란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며“그것이 오늘날의 이란이며 국가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과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과 선거 유세전이 맞물리면서 이란은 지금 한껏 달아 있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이란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다. 개혁파 진영은 보수적 종교 지도자들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 체제에서는 선거 결과가 무엇이든 변화될 것이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선 선거 보이콧 움직임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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