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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햇볕정책이 북한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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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햇볕정책이 북한 녹였다"

입력
200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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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시인 최진이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북한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녹였다"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햇볕정책 무용론'을 비판했다.

그는 14일자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김대중씨의 햇볕정책이 북한동토를 녹였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 정부가 가장 달가워하지 않는, 북한사회인들의 남한(자유사회) 동경 분위기는 햇볕정책이 전 북한인에게 안겨준 보이지 않는 큰 선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1998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남한 상표를 단 물건들이 2000년 이후 북한시장에 보란 듯이 나돌았다"면서 "김대중씨의 햇볕정책이 북한의 고위급을 겨냥한 것이었다는 일부의 논의에 공감이 가는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숨겨올 수밖에 없었던 북한인들의 남한에 대한 긍정적 감정은 햇볕정책 이후 잦아진 이산가족 만남을 계기로 돌출됐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대북송금이 북한의 반인민적 체제를 연장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했다는 일부의 주장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성과들이 '돈'이라는 매개물 없이 성사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퍼주기 정책이 덮어놓고 옳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북송금은) 북한 지원 정책의 새로운 노정에 통과할 수 밖에 없었던 과도기적 단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북송금 이후 상점 물가를 올리고 장마당을 없애는 동시에 북한의 근로자들에게 3개월 분의 월급을 주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후 1998년 이후 5∼6년간 북한이 최악의 기근을 면한 물질적 토대가 바로 대북송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씨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이 조금 더 설득력을 얻자면 남북관계의 거시적 관점에서 포용력을 가지고 하되 이를 빌미로 한국 측이 저지르는 비리현상에 대해서는 엄격한 감시와 처벌을 병행했어야 했다"면서 대북송금에 비판적인 시각을 곁들이기도 했다.

그는 북한 지원책과 관련해 "원초적인 생활품들, 식품들, 의류품들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최고의 수요품"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절절한 입장에 서서 조금만 더 탐구한다면 보낼 방법들은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김정일 위원장을 "기아를 정권유지의 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희대의 인물"이라고 묘사한 후 "북한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 남북한만의 문제, 나 아닌 남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면서 "20세기에 이런 비인간적 사회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게 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김형직사범대학 작가반을 졸업한 최씨는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 시문학분과에서 활동하다 1998년 5월 함경북도 청진시로 추방됐으며 그해 7월 탈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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