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빨리 회복돼야 할 텐데…”
한국 청소년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14일 인터뷰 도중 박주영 얘기를 꺼내며 긴 한숨을 내셨다. 박주영은 현재 심신이 몹시 지친 상태라는 게 박 감독의 진단. 성인 및 청소년 대표팀을 오가며 강행군, 육체적으로 피로가 쌓여 있는데다, 큰 일(성인 대표팀 데뷔 및 연속 득점)을 치르고 난 뒤 통상 겪게 되는 심리적 후유증(긴장 이완과 정신적 공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박 감독은 구체적인 사례로 스위스전 비화를 공개했다. 박 감독은 박주영이 평소 부지런히 뛰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전술을 지시해도 체력이 떨어져 소화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영록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했던 전반과는 달리 후반에 신영록 김승용을 투 톱으로 내세우고 박주영은 미드필더겸 처진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변경, 공격과 수비를 부지런히 넘나들며 찬스를 만들도록 주문했다.
하지만 너무 피로한 탓에 제대로 뛰지 못해 최전방에 세 명의 공격수가 나란히 서는 스리톱 형태로 변질됐다는 것. 박 감독은 “한 번도 연습해 보지 않은 스리톱으로 인해 선수들간 호흡이 맞지 않고, 공수의 밸런스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나이지리아전이다. 이 경기에서도 플레이메이커 겸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박주영이 남은 이틀 동안 얼마나 심신의 피로를 극복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 박 감독은 이날 훈련에서 박주영을 열외시켜 그라운드에서 쉬도록 했다. 다행히 박주영의 표정은 전날보다 밝았다. 박주영은 “승리할 때까지 마음을 잘 다스리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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