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잡는 해병이 부대창설 56년여만에 100기 186명(남 180명, 여 6명)의 장교를 새로 배출한다. 10일 해병장교임을 상징하는 반지를 끼는 지환식(指環式)을 가진 후보생들은 포항시에 있는 해병교육훈련단에서 14주간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24일 경남 진해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임관식과 함께 대한민국 해병장교로 태어난다.
후보생들 중에는 군인가족이나 재수파, 이미 군복무를 마친 사병은 물론 중위로 전역한 장교출신도 있어 해병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박경숙(24ㆍ여) 후보생은 군인가족출신. 육군 현역 원사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군인의 길을 동경해 왔고 두 언니도 육군중위로 복무하게 되자 해병장교를 지원, 4명의 부녀가 모두 군문에 들어섰다. 박후보생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여군의 꿈을 키워왔고 두 언니를 지켜보며 여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병이나 장교로 의무복무를 마친뒤 해병장교의 문을 두드린 군인이‘체질’인 재입대파도 흔히 볼 수 있다. 육군 중위로 전역하고 해병장교 임관을 앞둔 박현석(28) 후보생은 “군인이 천직으로 생각했는데 장교로 전역한뒤 가장 남자답다는 해병장교로 꿈을 펼쳐보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유명선(25ㆍ여) 후보생은 재수파. 코흘리개 시절부터 해병장교를 동경해온 유 후보생은 이번에 탈락했다면 또다시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부친이나 조부가 한국전쟁 또는 월남전 등에서 해병으로 활약한 20여명의 후예들이 그 정신과 명예를 잇겠다는 각오로 입대하기도 했다.
강인한 체력을 무기로 해병장교의 꿈을 키워온 후보생들도 많다. 복싱 아마추어 전국 3위 입상경력에 프로 전적 3승1패인 현역복서 출신 홍영수(24) 후보생은 “복싱보다 더 강한 도전정신을 요구하는 해병대 장교가 되고 싶었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또 이대철(23) 후보생을 비롯 태권도 사범출신 4명, 서울시유도대회 1위의 임승훈(23) 후보생, 경기도 해동검도 대회 금상 수상 전력의 남순하(26)후보생 등 쟁쟁한 후보생들이 지원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관계자는 “1949년 4월 15일 해병대가 창설되고 51년 4월 제 1기 해병대 사관후보생을 배출한지 54년만에 100기 장교를 배출하게 됐다”며 “최근 취업난 여파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기주장이 뚜렷한 신세대 소신파들이 해병대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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