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소 돼지 등 일부 축산물 시세의 강세에 따라 축산농가들이 경쟁적으로 송아지와 새끼돼지를 사들이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산지 축산물 가격의 강세는 축산농가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수입국의 전염병 발생에 따른 수입차질과 폐사 가축 발생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축산파동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9일 경북도와 농협 등에 따르면 3대 가축인 소 돼지 닭의 산지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새끼값은 그 이상으로 폭등, 생산비를 상승시키고 있다. 한우암소의 경우 큰소(500㎏) 산지가격이 올해초 400만원선에서 이달초에는 423만원으로 5% 남짓 올랐지만 암송아지값은 290만원대에서 최고 355만원선으로 폭등했다.
수소는 360만원에서 367만원선으로 소폭 올랐지만 송아지값은 204만원선에서 245만원으로 20% 급등했다. 이에 따라 큰소에서 새끼값이 차지하는 비율도 1월 74%(암) 57%(수)선에서 최근 83%, 67%으로 상승했다. 1년 반이나 2년 뒤 시세에 따라 엄청난 손해를 볼 위험도 높아진 것이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압력을 견디기 힘들다는 점에서 현재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입식한 송아지를 키워 수익을 내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돼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월 25만원대를 유지하던 산지 돼지(100㎏)값은 최근들어 29만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최고가를 보이고 있다. 새끼돼지는 6만원선에서 10만원에 육박하는 등 50∼60%나 폭등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여름 폭염 및 대사성증후군과 설사병 등 질병으로 사육두수가 줄어든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철저한 사육장 관리와 경영개선 노력이 따르지 않을 경우 또 한 번 돼지값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그동안 초강세를 보이던 닭고기값은 최근 소비감소 등 하락세로 돌아서 일부 소규모 농가는 별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영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2003년 조류독감파동 때는 한때 500원대로 폭락한 산지육계가격(1㎏)은 그동안 꾸준히 상승, 올들어 4,5월에는 2,000원까지 올랐지만 6월들어 1,50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해말 기준 평균 생산비는 1마리에 1,085원이지만 일부 농가는 1,300원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이윤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7월 성수기가 시작되면 소폭상승이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환경이 바뀐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최대 닭고기 수입국이었던 베트남 태국 등에서 조류독감이 계속돼 수입이 여의치 않은데다 불황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 소비가 꾸준히 늘었지만 한계에 왔다는 분석이다. 최근 태국에서는 열처리후 진공포장 형태로 수입이 재개되고 있고 칠레 아르헨티나등 남미산 수입이 늘고 있어 무분별한 입식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경북도관계자는 “최근 축산물값 강세는 일시적인 수입제한과 질병 등에 따른 것으로 근본적인 수요공급 패턴이 변하거나 농가 경쟁력이 강화된 때문이 아니다”며 “가격이 좋을 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무리한 입식을 자제해 하강기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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