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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LA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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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LA 빅뱅'

입력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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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맨’ 최희섭(LA다저스)이 생애 최고의 ‘빅 데이’를 맞았다. 올 시즌 13번째 만원을 기록한 다저스타디움의 5만4,000여 팬들은 3차례나 다이아몬드를 돈 ‘빅 맨’ 향해 ‘희섭 초이’를 외치며 환호했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기립해서 “홈런”을 연호하는 등 홈런 세례에 흠뻑 젖었다.

최희섭이 13일(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인터리그 3차전 홈경기에서 1회 선제 솔로홈런, 4회 동점 솔로홈런, 6회 역전 솔로홈런 등 3연타석 홈런으로 다저스의 40년 숙적을 무너뜨렸다. 최희섭은 미네소타전 3경기에 무려 6개의 아치를 그리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으며 다저스의 3연타석 홈런은 2002년 숀 그린(현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후 3년만이다.

1965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전설적인 투수 샌디 쿠펙스에 2-0 완봉패를 당했던 미네스타는 40년만에 아시아의 홈런타자에게 1차전 끝내기 홈런, 3차전 3연타석 홈런을 얻어맞고 무릎을 꿇은 셈이 됐다.

빅맨은 이날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주도하면서 극적인 순간을 모두 연출했다. 1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희섭은 0-0이던 1회말 1사에서 상대선발 브래드 래드키의 145km짜리 몸쪽 2구 직구를 받아쳐 총알같이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1-2로 뒤진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가운데로 쏠린 143km짜리 초구 직구를 휘둘러 우중간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이어갔다.

3-3 동점이던 미네소타의 6회초 공격 2사 2, 3루에서 평범한 1루 플라이 공을 태양빛에 놓치면서 역전 빌미를 제공할 뻔 했던 최희섭은 6회말 또다시 선두타자로 나서 한가운데로 쏠린 실투성 초구 직구를 놓치지 않고 극적인 역전홈런을 이끌어내면서 팬들의 기립박수는 그가 덕아웃에서 나와 답례를 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3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12호째를 기록한 최희섭은 시즌 초반에 자신의 시즌 최다홈런(2004년ㆍ15개)에 다가섰고 일본인 최고의 홈런타자인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4개)보다 3배 더 많다. 이 추세라면 마쓰이의 2004시즌 31개 홈런기록도 충분히 넘어설 수도 있을 전망이다.

최근 극도의 슬럼프에서 벗어난 최희섭의 타격상승세는 적극적인 공격자세로 변신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6개의 홈런 가운데 4개가 모두 초구 직구를 공략한 것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모두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최희섭은 경기 후 “그간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고 적극적이지도 못했다”며 “이젠 볼넷으로 걸어나가기 보다 스윙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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