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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문학賞 심사위원 '비문학인 위촉'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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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문학賞 심사위원 '비문학인 위촉' 바람

입력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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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작가의 눈높이 맞추기인가, 단순 출판 비즈니스인가.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지난 주말 ‘문학상 이변’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최근 가열되고 있는 일본 문학상의 ‘상품화’경향을 분석했다.

문학 출판 불황의 타개책으로 시도된 이런 상의 수상작들이 잇달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최근에는 대중가수 등 비(非)문학인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비즈니스’측면이 노골화하자, 문단 내부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이 같은 신 경향은 극심한 불황 출판을 겪고 있는 한국 문학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보도에 따르면, ‘금세기 최고의 연애소설 간행’을 목표로 올 봄 제정된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의 주최측인 다카라지마(寶島)사는 이 상의 심사위원에 인기가수 오츠카 아이(大塚愛) 를 비롯, 배우 만화가 등을 위촉했다. 주최측은 “독자의 입맛에 맞추려면 새로운 가치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소설지 ‘야성시대’를 내는 가쿠가와(角川)서점이 제정한 ‘청춘문학대상’은 3, 4개의 최종 후보작을 인터넷에 공개, 독자 인기투표 결과를 수상작 결정에 반영키로 했다. 서점측은 “독자와 함께 새로운 재능을 찾는 풀뿌리 운영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문학상 상품화 붐은 2003년 제정된 ‘서점대상(書店大賞)’의 성공이 계기가 됐다. 이 상은 전국 서점 직원들이 순수 운영, 연간 가장 뛰어난 소설을 네티즌 투표로 정하는데, 제1회 수상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오가와 요코ㆍ小川洋子 지음)이 수상 1년 만에 40만부가 넘게 판매됐고, 2회 수상작(‘밤의 피크닉’)도 수상 2개월 만에 무려 21만부를 넘어섰다.

최근의 베스트셀러 소설 ‘세계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다카야마 교이치 지음)’나 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인기 작품 대부분이 순애ㆍ청춘소설이었다는 점도 이 같은 붐을 부추겼다. ‘서점대상’ 관계자는 “출판 불황을 서점 스스로 타개하고, 서점의 체감온도와 작가의 갭을 메워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올해로 제정 70돌을 맞은 아쿠다가와(芥川)상과 나오키(直木)상 역시 ‘문예춘추’의 판매가 부진한 2월과 8월 판촉을 노려 제정됐다는 설이 있듯, 이 같은 추세에 과민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문학상 완전 해부’의 저자 오오모리 노조미(大森望)씨는 “자신의협소한 기호를 기준으로 감점식으로 작품을 고르는 작가들보다 객관적으로 착실히 읽는 비작가가 심사하는 편이 건전하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유명 문학상 심사위원인 한 작가는 “저자의 성숙, 도전, 기교를 읽어내는 능력은 작가가 낫다. 새로운 상은 단기적 비즈니스는 되겠지만 일본어의 부(富)를 축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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