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에 참전해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합사돼 있는 대만 원주민 희생자의 유족들이 신사에 모셔져 있는 영혼을 데려가기로 해 신사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위헌소송 원고인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치와스 아리(高金素梅)씨 등 대만 원주민 60명은 오는 14일 야스쿠니신사 경내에서 혼령을 데려가는 전통의식을 거행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의식은 ‘환아조령(還我祖靈)’이라고 불린다. 대만의 산악지대와 낙도 등에서 살던 타이얄족과 브룬족, 퓨마족 등 고사족(高砂族)으로 불리는 대만 원주민의 후손인 이들은 신사에서 전통의상 차림으로 의식을 거행한다.
이들은 “억지로 전쟁터에 끌려가 사망했는데 그 전쟁을 긍정하는 신사에 모실 수 없다”며 신사측에 여러 차례 합사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해 전통의식을 통해 혼령을 직접 모셔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사측은 “일단 신으로 모신 혼령은 분사할 수 없다”며 원고단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의식을 마친 후 대만 원주민이 제기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위헌소송 항소심공판에서도 증언할 계획이다.
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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