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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김인중 신무림제지 사장, 사장님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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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김인중 신무림제지 사장, 사장님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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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를 설 것인가, 줄다리기를 할 것인가, 스케이트보드를 탈 것인가.

국내 2위 제지업체인 신무림제지의 김인중(55) 대표이사 사장은 5월 사내 경영혁신 포스터 촬영을 앞두고 이 같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그가 추진중인 경영혁신(PIㆍProcess Innovation) 작업의 핵심은 ‘거꾸로 보는 발상의 전환.’ 김 사장은 사원들에게 PI의 취지를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임원회의에서 나온 3가지 안 가운데 결국 채택된 것은 스케이트보드. 선천적인 흰머리 탓에 ‘백발백중’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 사장의 헤어스타일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은빛으로 빛나는 그의 흰머리는 원색의 캐주얼 복장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요즘 X-스포츠를 즐기는 신세대를 방불케 했다.

김 사장은 2명의 공장장과 함께 하루 종일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자세와 포즈를 배웠고, 2시간에 걸친 촬영 끝에 포스터 촬영을 마쳤다. 포스터가 공개된 후 직원들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합성사진 아니냐는 물음이 쇄도했을 정도였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비서실 등에서 9년 넘게 일하다 1987년 신무림제지로 자리를 옮겼다. 2003년 5월에는 신무림제지가 세운 한국벤처금융㈜라는 벤처캐피털회사의 대표를 맡아 잠시 제지업을 떠나기도 했지만, 그 해 12월 다시 신무림제지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종이가 갖는 가독성, 신뢰성과 물류산업 호황 등에 따른 종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앨빈 토플러가 예견한 ‘종이 없는 시대’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국내 제지업의 미래도 밝다고 전망했다. 200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종이 소비량은 174㎏으로 세계 25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미국(300㎏) 일본(241㎏) 등과 비교해도 20~30% 가량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PI를 위해 총 100억원 이상을 투자,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선진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제지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도전이다.

김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양적 팽창보다는 주어진 인력과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혁신 작업을 거쳐 국내 제1의 제지업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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