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버드대학을 그만 뒀다구요? 학년말 평균 학점이 4점 만점에 3.7점을 넘었는 걸요.”
지난해 민족사관고를 조기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 진학해 화제를 뿌렸던 박원희(19)양이 13일 자신을 둘러싼 시중의 루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에 나섰다. 박양은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대 등 10개 명문대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았으나 하버드대를 최종 선택한 바 있다.
1학기말 시험을 끝낸 뒤 지난 달 27일 귀국한 박양은 이날 서울 서초동 집에서 기자와 만나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차원을 넘어 학교(민사고)를 욕하는 데는 정말 참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만 있다가는 소문이 사실이 될 것 같아 진실을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양을 둘러싼 잘못된 소문은 지난 4월초부터 서울 강남 학원가를 중심으로 떠돌았고, 이후 인터넷 등에 관련 글들이 속속 올라오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띠고있다. 소문의 내용은 엉뚱했다.
‘박원희가 하버드대에 적응 못해 중도에 귀국했다’, ‘남자 친구가 다니는 KAIST로 옮겼다’, ‘국내 의대에 진학하기위해 재수학원에 다니고있다’, ‘민사고에 자녀를 보낼 필요가 없다’라는 등. 이 소문은 대치동 학부모들에게도 순식간에 퍼져 단골 메뉴가 되다시피 했다.
뒤늦게 소문을 접한 어머니 이가희(43)씨는 펄쩍 뛰었다. 지인과 친구들에게 “이렇게 당해도 되느냐”며 울분을 터뜨렸고, 인터넷을 뒤져 딸과 관련된 근거없는 글을 유포한 네티즌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민사고도 최근 소문의 진원지를 파악하기위해 자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사고 이돈희 교장은 “기숙사에서 모범적인 유학생활을 하고있는 박양을 아무런 근거 없이 흔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양은 하버드대 중퇴 소문이 지난 3월 중순 자신이 일시 귀국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있다. 당시 하버드대 동아리인 아카펠라 회원 16명과 서울에 와서 1주일동안 연세대와 이화여대에서 공연을 한 게 ‘중도 포기’로 와전된 것 같다는 설명이다.
박양은 25일 서머스쿨 강의를 듣기위해 다시 미국 보스턴으로 돌아간다. 수학을 잘해 하버드대 ‘수학 튜터’로도 선정된 박양은 “한국 학생들이 하버드대에 많이 진학해 외국 학생들과 당당히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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