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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 재건축 비리 수사 관련, 또 눈흘기는 檢·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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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 재건축 비리 수사 관련, 또 눈흘기는 檢·警

입력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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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이 수사해 무혐의 처리한 사건을 서초경찰서가 새로 인지해 수사를 시작하자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다시 남부지검의 지휘를 받는 강서경찰서로 이관토록 지시해 경찰과 사건 피해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찰이 독자 수사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수사 미진’을 이유로 모조리 기각하는 등 수사권 조정문제를 둘러싸고 검ㆍ경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지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13일 “서초서에서 수사 중인 강서구 화곡동 주공시범아파트 재건축 비리 사건 수사를 관할서인 강서서로 이관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장 S씨가 ‘이미 수 차례 무혐의가 난 사건을 관할서도 아닌 곳에서 맡은 것은 청탁수사가 아니냐’는 진정서를 제출했다”며 “이번 사건은 현행범이나 우발범의 경우가 아니라 조합원 사이의 법률분쟁 성격이어서 관할권을 지키는 게 원칙이고, 수사 대상자들의 인권을 보호에도 합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이 조합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를 지휘하다 갑자기 관할권을 내세워 사건을 이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지휘를 받는 서초서 관계자는 “서류 검토를 끝내고 본격 수사를 시작하려는데 섭섭하다”며 “인지사건은 관할과는 상관없이 수사하는 게 관례인데도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조합장의 진정서를 받고 갑자기 사건 이관을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오히려 “서초서가 이전에 수사한 적이 없는 새로운 사건을 인지한 것처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와 허가했던 것”이라며 “이에 대해 서초서에 해명을 요청해 놓았다”고 밝혔다. 애초 경찰이 사건의 전말을 감추고 보고했으며, 나중에 이전 수사사항을 알게 된 검찰이 관할조정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검찰이 지휘권을 이용해 경찰의 수사의지를 꺾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주 초 경찰 내부적으로 서초서 쪽으로 관할을 결정했고 이에 따라 수사가 이미 시작된 사건을 검찰이 특별한 이유없이 관할을 옮기도록 지시하는 것은 검찰 수사권 독점의 병폐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찰은 수사의 맥을 잇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사건 담당 서초서 형사 2명을 강서서로 파견했다”고 말했다.

경찰 일각에서는 재건축 비리 사건을 둘러싸고 검찰에서 무혐의 결정을 내린 사건을 경찰이 재수사해 혐의를 밝혀내면 검찰 스스로 부실수사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우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미 서울남부지검에서 무혐의 처리한 사건을 관할 검찰만 바꿔 다루기는 힘들고…, 결국 남부지검이 알아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직접 언급을 피했다.

한편 재건축 피해주민 20여명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해 “현장조사나 대질심문 없이 서류검토만으로 무혐의 처리한 서울남부지검에 또다시 수사지휘권을 주는 것은 사건을 덮자는 얘기 밖에 안 된다”며 “차라리 관할권 분쟁 소지가 없는 제3의 부서에서 수사를 맡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시공사와 조합장 S씨는 “수 차례의 소송으로 명예를 훼손 당하고 업무를 방해 받고 있다”며 조합원 6명을 상대로 90억원 상당의 재산 가압류에 들어갔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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