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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노조 AFL-CIO 분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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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노조 AFL-CIO 분열 위기

입력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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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개 단위 노조와 1,300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노조인 미국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이 분열 위기를 맞고 있다.

AFL-CIO 주요 노조인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은 1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집행부 회의를 열고 AFL-CIO 탈퇴를 선언했다. 식품상업연합노조(UFCW)도 14일 AFL-CIO와 결별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전미트럭운전사조합(팀스터) 등 3개 노조들도 7월말 시카고에서 열릴 AFL-CIO 총회 때까지 탈퇴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5개 노조는 AFL-CIO 노조원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이탈할 경우 AFL-CIO가 사실상 무너지게 된다.

AFL-CIO 주요 노조들의 탈퇴 움직임은 올해로 취임 10년째를 맞는 존 스위니(사진) 위원장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조합원을 등한시 하는 집행부의 전횡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만 치중해온 ‘스위니 체제’는 관료주의에 빠져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위니 체제는 조합원 확대와 근로 조건 향상이란 기본 임무에 소홀해 노조 가입률 하락을 부채질해 왔다. 50년 전 AFL-CIO 창립 당시 전체 노동자의 35%이던 미국 조합원은 현재 12.5%로 급감했다. 기업 노조 가입률은 7.9%에 불과하다.

스위니 위원장도 AFL-CIO의 위기를 시인했다. 그는 4월말 조합원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핵심 산업의 조합원 급감이 심각하다”며 “현재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스위니 위원장 취임 당시 6,100만 달러이던 노조기금도 3,1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AFL-CIO의 영향력이 막강하던 시절에는 조합원이 비조합원에 비해 급료가 높고 근무 여건도 좋았으나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면서 “AFL-CIO가 지지하는 민주당이 두 차례 대선에서 연달아 패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도 정치 자금원이자 표밭이던 AFL-CIO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AFL-CIO 탈퇴를 검토중인 ‘유나이트 히어 & 노동자’(봉재ㆍ섬유ㆍ호텔ㆍ요식업ㆍ카지노 노조연합)의 존 빌헬름 위원장을 스위니의 후임으로 추대해 이탈과 분열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으나 충분한 지지 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노동문제 전문가인 드렉 먼로는 “제조업 고용 감소가 미국 경제의 확연한 추세”라며 “1950년대식 사고에서 탈피하지 못한 현 노조 지도부로는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 AFL-CIO란?

1955년 출범 美최대 산별노총

‘反공산주의·非정치’ 온건 노선

미국 산업별 노조총연맹으로 American Federation of Labor-Congress of the Industrial Organization의 약자. 미국의 양대 전국 노조인 미 노동총동맹(AFL)과 산업별회의(CIO)가 1955년 12월 합쳐진 세계 최대의 노동조합이다.

AFL은 직업ㆍ숙련도ㆍ인종의 구분 없이 노동자면 누구나 참여하는 노동기사단에 반기를 들고 1886년 숙련공들에 의해 설립된 단체로 정치투쟁을 부정하는 온건파 개량주의. CIO는 AFL의 숙련노동자 중심주의와 직능별 조합주의에 반대해 AFL에서 분파, 1938년 창립된 산업별 노조다.

CIO는 동일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단일 조직에 참여토록 했다. CIO는 뉴딜정책을 맞아 산업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등 AFL보다 정치성향이 강했으나 냉전기 좌파노조에 대한 정부의 압력 등으로 AFL과 합쳤다.

AFL-CIO는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AFL의 전통을 계승해 공산주의 반대, 단체 교섭력 강화, 조직 확대, 노동자 생활조건개선, 국민 봉사 등을 표방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유엔 지지와 공산주의 반대인 국제자유노동연맹(ICFTU)의 중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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