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美港), 여수시입니다.” “한국의 나폴리, 여수입니다.” 요즘 전남 여수시 공무원들은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다시피 한다. “세계로 웅비하는 ‘미항 여수’를 만들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여수시가 ‘국제적 해양관광레저 수도’ 건설이라는 야심찬 꿈을 키우고 있다. 여수반도권 관광개발기본계획을 세우는 한편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에도 여수 신항과 장수지구를 포함시켜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등 분위기 몰이에 한창이다. 여수를 남해안시대를 맞아 한반도의 관문, 나아가 해양중심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그만큼 청사진도 화려하다. 시는 화양면 장수리 일대 화양지구 299만평을 2015년까지 2단계로 나눠 골프장과 세계민속촌, 해양리조트 등이 들어서는 세계적인 관광ㆍ레저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거문도와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화석지인 사도ㆍ추도를 국제적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도심을 불빛으로 연출하는 야경(夜景)도시 계획도 세웠다. 관광인프라 조성을 위한 투자 유치에도 팔을 걷어붙여 이미 4조3,400여억원에 달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무엇보다 국가계획으로 확정된 2012년 여수 세계(인정)박람회 개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3대 국제행사로 불리는 박람회 개최가 미항 여수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엄청난 지역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에 홍보관을 열고 국제 자매도시를 활용하는 등 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 김충석 여수시장
“결코 삼수는 없습니다.”
김충석(65) 여수시장은 “2012년 세계(인정)박람회를 유치하겠다”고 자신했다. 그에게는 3년 전 다 잡았던 유치를 놓친 쓰라린 기억이 있다. 2002년 12월3일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 제132차 총회에서 2010년 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놓고 중국 상하이와 4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실패했던 것이다.
여수시가 박람회 유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박람회 개최의 경제ㆍ문화적 파급효과가 엄청나 지역발전을 최소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예상 관람객은 120개국 1,500만명, 생산유발효과는 무려 10조8,000억원, 고용유발효과도 15만7,000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김 시장은 “문제는 여수시의 국제적 인지도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박람회 유치 실패의 큰 원인도 여수가 상하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국제적 인지도가 떨어졌다는 점이었다. 김 시장은 “박람회 유치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 개최 등 각종 홍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재외공관을 통해서도 유치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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