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자녀를 제외하고는 미국의 대다수 젊은이가 군대 가기를 싫어해 미국에서 군인의 길은 거의 ‘가업(家業)’이 되고 말았다.
뉴스위크 최신호(20일자)에 따르면 현재 300여 명의 미군 장성 중 33%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군 복무를 했거나 복무 중인 자식을 뒀다. 뉴스위크는 “군인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용감의 상징으로 여기고 존경한다”며 “아버지보다 자신이 더 용감할 수 있음을 뽐내기 위해 군대를 간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군인 자녀들의 입대 열기가 뜨거운 것은 예외적 현상으로 군대를 바라보는 일반의 시선은 싸늘하다. 2차 대전 당시 100명 중 6명의 미국인이 참전했지만 지금은 입대자부터 0.4%에 못 미친다. 지난 2월 이후로 정규군, 예비군, 주 방위군 훈련 참가 인원도 목표치의 반도 안 되는 42%에 불과하다.
이라크, 아프간 등 세계 곳곳에서 전쟁 중인 조지 W 부시 정부에게 병력 부족은 치명적이다. 국방부와 의회는 병력을 늘릴 방안을 짜내느라 먹고 있다.
의회는 ROTC(학생장교훈련단)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하버드, 예일 등 아이비리그 명문대에 대한 국비 지원을 없애는 법안을 만들어 압박하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 대다수는 베트남 전 당시 대학가를 휩쓸었던 반전운동의 영향으로 ROTC 프로그램을 없앴다.
최근 이라크에서 미군 사망자 수가 늘고 있는 것도 ‘군대 가면 죽을지 모른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군대 문화도 대학생이 외면하는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나마 현재 복무 중인 장병을 붙잡아 두기 위해 두둑한 현금을 안겨주는 당근 작전이 효과를 보고 있다. 얼마전 미군은 이라크파견 기간이 끝나는 장병을 대상으로 이라크에서 연장 근무할 경우 최대 15만 달러(약 1억5,0000만원)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이라크에 계속 남겠다는 신청자 수가 예상의 두 배를 넘었다. 국방부는 베트남 전 이후 처음으로 장교 자격 시험의 통과 기준도 낮췄다.
하지만 영향력 있는 군사평론가인 찰스 모스코스 교수는 “근본적 대책은 없다”며 “부시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들을 군대에 보내면 병력난을 해결 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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