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삼성, 현대차, LG, SK 그룹 등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의 원조가 바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경영입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그의 공적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 전회장을 옹호하는 진영은 김 전 회장의 개척자 정신과 세계 경영의 기치야 말로 한국 경제가 물려받아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이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평가하고 있다. 곽수일 서울대교수(경제학)는 “대우그룹은 수출 주도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기업”이라며 “김 전 회장은 한국을 세계에 내다 판 위대한 상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한국 경제의 산업화에 기여했다면 김 전 회장은 한국 경제의 세계화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의 도전(벤처) 정신을 높이 사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유석춘 연세대교수(사회학)는 “김 전 회장은 요즘 말로 하면 벤처기업을 성공시켜 큰 돈을 번 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의 투자를 겁내지 않았던 진정한 기업가라 할 수 있다”며 “이러한 면에서 김 전 회장의 차입경영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투자를 꺼리고 안정만 추구하기 일쑤인 현 세태에서 볼 때 오히려 칭찬 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김 전 회장의 세계 경영이 1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본 혜안이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만 몰두하고 있을 때 김 전 회장은 가장 먼저 세계로 눈을 돌릴 것을 주창했다”며 “대우그룹이 닦아놓은 세계 경영의 길 위에서 다른 그룹들이 혜택을 본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대우맨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대목은 김 전 회장이 참 기업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 옛 대우그룹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다 헤진 와이셔츠를 입은 채 현장에서 말단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총수였다”며 “그의 개척자 정신, 솔선수범하는 희생의 리더십,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볼 줄 아는 탁월한 시각 등은 계승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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