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를 우리가 못 찾은 측면도 있지만 안 챙겨준 측면도 있습니다. 가수분과위원회도 잘못이 있는 것 아닙니까.”(가수 이태원)
“가수분과위원회는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부정이 있다면 우리 건물 7층 옥상에서 뛰어내리겠습니다.” (가수분과위원장 박일서)
13일 오후 가수권리찾기협의회 주최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가수권리찾기 공청회 겸 선포식의 종반 즈음, 난데없이 책임공방이 오갔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에서 받은 방송보상금의 32%에 해당하는 4억8,000만원이 관리수수료조로 가수분과위원회에 돌아갔다는 설명이 있은 뒤였다.
음반 시장이 처참한 불황의 골을 지나고 있는데다, 음원시장에서도 작곡, 작사자 등 저작권자에 비해 저작인접권자인 가수들은 제대로 된 경제적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법적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가수들의 첫 이익단체가 첫발을 내딛는 자리였다.
공청회가 돌연 가수들의 불만 토로장으로 변하자 협의회 대표를 맡은 가수 윤형주씨는 “오늘 자리는 무엇을 정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알기 위한 자리”라며 애써 상황을 수습했다.
이날 공청회 풍경은 가수들이 추구하는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듯 보였다. “손에 쥔 모래알처럼 스르륵 흩어진다”고 한 중견 가수가 표현했을 정도로, 가수들의 의사결집은 어렵다고 말한다. 이날도 가수들은 ‘권리를 위해 결집하자’는 구호에는 공감하는 듯 했지만, 권리와 권리행사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들이 달랐다. 이날 참석한 정병국(한나라당) 의원조차 “지난 몇 년간 봐 오니, 이쪽은 거의 ‘복마전’ 수준이더라”고 혀를 찰 정도였다.
최지향 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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