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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韓美정상회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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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韓美정상회담 이후

입력
2005.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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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핵심분야 논의 내용

10일의 한미정상회담은 한미간 균열을 봉합한 자리였다. 대북접근법의 차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동북아 균형자론 등으로 빚어진 갈등기류는 한미 정상들이 굳건한 동맹,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확인하면서 일단 잦아들게 됐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 침공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히고 북한의 핵 포기 시 다자 안전보장, 경제지원, 관계개선 의사를 표명한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가 될 수 있다. 양국 정상은 평화적 해결 노력이 소진됐을 경우의 대책도 다뤘지만 대북 압박의 구체적 내용까지는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을 반기문 외교부장관 등의 설명을 토대로 재구성해 본다.

◆ 한미동맹 - 매우 특별하고 굳건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고 미래에도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 공통 가치를 기반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매우 특별하고 굳건하며 중요한 전략적 동맹”(unique, strong, important, strategic alliance)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 재조정 및 일부 감축, 방위비 분담 등의 현안이 최근 2년간 원만하게 타결됐다고 평가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남은 현안은 실무협의를 통해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북핵 문제 - 압박 구체 협의안해

양국 정상은 한반도와 전세계 평화를 위해 북핵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한이 최근 6자회담 참여의사를 밝힌 점을 긍정 평가했다. 북핵 불용 및 북핵 문제의 평화적ㆍ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도 촉구했다.

핵 포기 시 북한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다자 안전보장과 에너지를 포함한 실질적 지원이 있을 것이며 북미간에 ‘보다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가 가능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공격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확인했음에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위협 받고 있다고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남북 관계 - 인도적 지원·교류 통해 北주민 인권개선 노력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한반도 평화ㆍ번영에 긴요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유용한 통로로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부시 대통령은 공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통일을 위한 한국민의 염원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장관급 회담 재개 등을 설명하면서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과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서 북한 주민의 인권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동북아 정세 - 韓日갈등에 깊은 관심 균형자론은 논의 안해

양국은 한미동맹을 포함해 동북아 다른 국가들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일간 갈등을 의식한 듯 동북아의 중요한 동맹인 한일 양국간 관계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의 대일정책과 동북아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반 장관이 전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 전문가 평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이루고자 한다는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좀 더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회담 복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수 주 내에 회담장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점쳤다. 이들은 또 이번 회담을 통해 삐걱대던 한미동맹 관계가 원만히 봉합 됐다고 평가했다.

◆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北 6者복귀 수주내 가능"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면 북한과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한다. 핵 포기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교환하자는 게 북측의 입장인데, 북한 정권 교체를 언급해오던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직접 이에 관한 언질을 주었다. 부시 대통령이 상당히 자제하면서 신축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아주 좋은 신호이다.

미국은 북한의 2ㆍ10 핵보유 선언 등으로 경색된 현 국면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한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발언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미스터’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도 분위기 조성에 일조할 것이다. 결국 북한은 이번에 6자 회담으로 복귀할 좋은 명분을 제공받은 것이다.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시점을 점칠 수 없지만 적어도 수 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전체 회담 결과는 매우 잘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부시, 많이 참은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보낸 메시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의 입장을 감안, 북한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역점을 두었다. 부시로서는 많이 참은 것 같다. 북한이 이번에도 호응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제 미국은 외교적 노력이 소진됐을 경우 강경책을 써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상당한 명분을 축적했다. 그때가 오면 판이 달라질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 개개 전 새로운 입장과 인센티브를 밝히지 않았지만 6자회담이 열릴 경우 유연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하지만 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이 생각하는 구도대로 회담이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점을 이해하고 속히 6자 회담장으로 나와야 한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시간을 끌기 위해서라도 회담에 나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북한은 지금껏 ‘시간은 내 편’이라는 생각에서 ‘핵 보유국가 인정’ 등 무리한 요구를 해왔지만 이제는 그러한 전술의 유효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미 갈등 원만하게 봉합"

이번에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 원칙과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모양새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정상은 외교적 노력이 소진될 경우 소위 추가적 조치에 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북한 역시 한미 양국의 이러한 입장을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북핵 문제의 경우 지난해 6월 3차 6자 회담에서 미국측이 제안했던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자신들에게 쏟아지던 비난의 책임을 북한 쪽으로 넘겨 부담을 덜었다.

한미동맹의 경우 근본적 차원에서 문제가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세부적인 이견은 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정리됐다. 장기적 차원에서 한미동맹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은 성과다. 일단 갈등으로 비쳐지던 부분이 봉합된 상황이다. 냉정하게 보면 이번 회담은 이미지 홍보용 성격이 짙다. 양측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공동성명도 없었다.

◆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 "6者 재개 마지막 길 열어"

상당한 의미가 있는 회담이다. 6월을 기점으로 미국이 강경기조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고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미국은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이 재확인됨으로써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북핵 문제의 경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마지막 길을 열었다. 양국이 강경 조치에 합의할 경우 남북관계까지 경색될 가능성이 있었는데 대화로 풀기로 함으로써 6자회담 진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미관계 정상화까지 언급한 것은 그 동안 부시 행정부가 무시했던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북핵 해법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 결과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한미간 균열을 꾀하는 상황에서 틈새가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6ㆍ15 행사와 장관급 회담을 통해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긴장도를 높여갈 수도 있다

■ 남는 의문점

한미정상회담 후 양국이 내놓은 설명은 총론이었다. 각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풀리지 않는 몇 가지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

첫째 의문은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만 논의하고 북한이 계속 버티기를 할 경우 압박책을 다루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두 정상이 만날 때마다 평화적 해결 원칙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평화적 해법만을 논의했을 가능성은 적다.

일각에서는 “‘발표하지 않은 이면 합의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면 합의는 결코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언론브리핑에서 “한미간에 한, 두 가지 작은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대화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한, 두개의 현안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도 있다.

① 대북 추가조치 논의했나

원론적 논의만… "구체조치는 실무선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고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의 대책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반기문 외교장관은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반 장관은 “상황 악화를 전제로 양국 정상이 토의를 하고 그런 내용이 알려지면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평화적 해결 노력이 소진될 경우의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핵 사태가 악화될 경우의 방안은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자는 식의 얘기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군사적 수단이나 경제 제재 등의 구체적인 조치까지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논의만 있었다는 것이다. 대신 두 정상은 구체적인 조치는 6자회담 대표 등 실무선에서 논의하게 하자고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② 북핵 평화적 해법 시한은

"7~8월은 안넘겨" 교감 가능성

대북 압박책이 원론적으로 거론됐다면 평화적 북핵 해법의 시한은 언제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평화적 해결의 시한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딱 부러지게 시한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더라도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6자회담 중단 1년째 되는 6월말을 전후한 시점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때까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대북 압박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으며, 북한에 말미를 주더라도 7~8월을 넘길 수 없다는 기류가 팽배해있다.

③ 한미동맹 남은 현안이란

전략적 유연성과 작계 5029?

노 대통령이 언급한 ‘한 두가지 남은 동맹 현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한미간 갈등 요인이 됐던 동북아 균형자론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균형자론은 추상적 개념이어서 협상 쟁점은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작전계획 5029 등이 남은 현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략적 유연성 문제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노 대통령이 이를 ‘작은 문제’로 규정했을 리 없다는 지적도 있다. 노 대통령은 그 동안 “한국의 동의 없이 주한미군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며 조건부 동의입장을 밝혀왔다.

④ 北 인권문제 논의 내용은

부시 "北 인권 해결돼야" 거듭 강조

북한 인권문제는 예상과 달리 노 대통령이 먼저 꺼냈으나 양국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 우리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인권문제 제기가 자칫 북한 체제를 흔드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어 공개적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인도적 지원과 교류ㆍ협력 강화가 북한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신장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북한 인권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 향후 대북 정책은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한 목소리로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촉구한 10일의 정상회담 결과는 향후 미국의 북한 핵 문제 대응 방향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ㆍ외교적 해결 원칙과 6자 회담의 유용성을 재확인함으로써 최근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부시 정부가 취해온 대북 정책의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는 대북 협상의 한계를 부각하면서 이제는 북한에 대한 재제의 칼날을 뽑아 들 때라고 외치는 강경파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파들의 외교적 노력에 힘을 보태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6자 회담 재개가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ㆍ태담당 차관보의 활동반경을 강경파들이 점점 위협하고 있다는 관측들이 나돌았다.

부시 대통령이 대 북한 목소리의 톤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의 채찍보다는 포기할 때의 당근 쪽에 맞춘 것도 6자 회담 재개 분위기를 띄우는 데 한 몫을 할 수 있다. 더욱이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 후 “우리는 북한이 곧 6자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데 다소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해 지금은 북한 핵 문제 등 제재를 꺼낼 때가 아님을 내비쳤다.

동시에 부시 대통령의 유화적인 톤은 한국과 중국 등에 대한 우회적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일단 채찍을 뒤에 남겨두는 모양을 취함으로써 6자 회담 재개 지연 이유가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곧 앞으로의 6자 회담 지연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보다 강력한 압박을 넣을 것을 주문하는 것이 된다. 최근 워싱턴 일각에서 한국과 미국이 각각 악역과 선한 역을 하는 ‘역할 교체론’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한미 정상의 합의가 대북 접근법상의 이견을 일치시켰다기보다는 봉합하는 수준에 그친 데다 미국이 북한을 유인할 ‘새로운 당근’을 제시한 것도 아니어서 이번 회담 결과가 6자 회담 재개에 얼마나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회견에서 지난해 6월 6자 회담 당시 미측이 내놓은 제안을 되풀이 강조하는 것으로 대 북한 유인책에 대한 질문의 답을 대신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는 “북한의 구미를 당길 새 메뉴가 나왔다기보다는 기존 메뉴를 얼버무린 격”이라며 ”북한이 이 정도로 쉽게 회담장을 찾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 회담 뒷얘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친구(friend)란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 배석한 정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직함을 어떻게 불렀는지는 분명히 기억 나지 않지만 노 대통령을 향해 한두 차례 친구란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을 시작할 때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장관은 노 대통령에게 인사하면서 “Mr. President”라는 호칭을 썼다.

부시 대통령은 과거 우리나라 대통령을 상대로 부적절한 표현을 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이 사람(this man)”이라고 불렀고, 2003년 5월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편안한 상대(easy man)” 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비교적 격식을 갖춘 표현을 썼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5월 “미스터 김정일”이란 호칭을 썼을 때 북한측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적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한미동맹 균열’ ‘북핵 해법 한미 이견’' 등으로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하루 전 ‘노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 소진을 전제로 대북 강경책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일부 언론의 ‘과장 보도’를 염두에 둔 듯 노 대통령에게 “앞으로 신문 읽지 마세요”(don’t read newspaper)라고 조크를 던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예정에 없던 배석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럼스펠드 장관은 발언은 하지 않고 줄곧 경청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럼스펠드 장관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얘기가 잘 된 것 같다”며 회담 결과를 긍정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노 대통령과의 별도 접견에서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측 인사들이 회담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매우 훌륭한 회담“(excellent meeting)이라고 평가했다고 반기문 외교장관이 전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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