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8개국(G8)은 11일 세계 최빈국인 아프리카와 남미 18개국들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아프리카개발은행(ADB) 등에 지고 있는 부채 400억 달러를 완전히 탕감해 주기로 합의했다.
G8 재무장관들은 10일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갖고 볼리비아와 온두라스 등 남미 최빈국과 에티오피아와 모잠비크 등 기아와 에이즈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부채탕감에 합의했다.
이 부채는 과거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강대국들이 이들 국가의 독재정권에 지원했던 차관으로 이들 국가가 민간 정권으로 바뀐 뒤에도 국민들에게 커다란 짐이 돼왔다. 이로써 이들 18개 최빈국이 매년 빚을 갚는데 사용했던 총 15억 달러를 각국의 보건ㆍ교육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G8의 최빈국에 대한 부채탕감은 부채 100%를 일시에 면제해 주는 획기적이며 포괄적인 합의”라며 “이번 합의는 부유국과 빈곤국 간에 이뤄진 새로운 협약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협상 1년 여 만에 합의에 이르게 된 G8 부채탕감안은 내달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에서 본격적인 시행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합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각국의 입장차가 커 부채탕감을 둘러싼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에서 많은 이견이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G8이 부담할 빈곤국 부채의 목표치는 액면가치로 403억 달러다.
각국 재정상황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기부하겠다고 밝힌 G8의 실질 부담 비용은 모두 170억 달러로 추정된다. IMF는 부채탕감 비용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G8은 30여년에 걸쳐 빈곤국들의 부채를 자국 금융기관에 대신 분할 상환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아프리카 빈곤국에 대한 지원을 국가소득의 0.51%로 지금보다 두 배 늘릴 목표이지만,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은 자국 재정 사정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EU의 계획 대로 실행될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제자선 단체들은 세계의 빈곤을 절반으로 줄이는 유엔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직도 62개국에 추가 빚 탕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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