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 PC 산업의 블랙홀.’
중국 때문에 한국 PC 산업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산업자원부 산하 산업연구원은 10일 ‘세계 PC산업의 재편과 국내 PC산업의 활로’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 PC 제조산업의 중심으로 남아 있는 한 중국산 PC와의 정면 대결은 자살 행위며, 제품 차별화와 신규 시장 개척만이 살 길이라고 역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PC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90%가 넘는다. 델과 HP 등 세계 최대 PC업체들이 중국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 받고 있고, 세계 노트북PC의 약 70%를 생산하는 대만 PC제조업체의 중국 내 생산량이 2001년 5%에서 지난해 80%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IBM이 PC 제조부문을 중국 레노보에 매각했고, 삼성전자까지 PC생산을 중국으로 완전히 이전했다.
이로 인해 국내 업체들은 내수와 수출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중국산 PC가 넘쳐 나면서 공급 과잉과 저가 경쟁이 벌어졌고,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의 원가 경쟁력에 밀려 올들어 4월까지 수출 누계가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하는 등 나날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도 9일 ‘위기의 한국 PC산업, 돌파구를 찾아라’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전망을 내왔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는 2001년 이후 PC시장의 연평균 PC가격 하락률이 10%대에 달하고 있으며, 대형 PC업체들이 저렴한 중국산 PC 제품을 쏟아내면서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결국 2007년까지 세계 10대 PC 업체 중 최대 3개사가 도태되고, 국내 PC업체들의 국·내외 시장 점유율이 급속히 하락하는 등 위기가 가속화하면서 현주·삼보컴퓨터와 같은 국내 PC업체의 퇴출현상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보고서는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브랜드 차별화’와 컨버전스·차세대 PC개발 등 ‘기술력 강화’를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제품이라도 유명 외국 업체의 이름으로 팔리기 때문에 고만고만한 제품으로는 브랜드 파워에서 밀린다”며 “첨단 기능의 고급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 하는 것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컨버전스 노하우를 접목해 디지털가전기기와 연계된 차세대 PC분야가 우리 PC업계의 ‘블루오션’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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