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시위로 볼리비아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의회는 9일 밤 최대도시 라파스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 카를로스 메사 대통령의 사직서 제출을 수용하고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대법원장을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이 같은 권력이양은 2007년 8월까지인 메사 대통령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대통령직 승계 방식을 통한 것이 아니어서 로드리게스 신임 대통령은 앞으로 최소 5개월 내 조기대선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은 12월쯤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장의 대통령직 승계 결정은 승계 1, 2순위자인 오르만도 바카 디에스 상원의장과 마리오 코시오 하원의장이 자진해 대통령직 승계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원주민들은 지주이자 부유한 백인계층이 주로 사는 동부지역 산타 크루스 출신 디에스 의장의 권력승계에 완강히 반대하며 내전(內戰)도 불사할 것이라는 초강경 입장을 보여왔다.
로드리게스 신임 대통령은 평소 조기대선에 의한 정국 안정책을 지지해왔다. 에너지 주권 확보로 촉발된 원주민 봉기가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개헌요구로 확대된 데 이어 조기 대선 주장을 관철시킴으로써 중남미 대륙의 옛주인이었던 인디오 부족이 주최가 된 남미 최초의 좌파 정권 탄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원주민의 구상대로 진행된다면 볼리비아 좌파세력을 이끌어온 ‘볼리비아의 체 게바라’로 불리는 에보 모랄레스 사회주의운동당(MAS) 총재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라파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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