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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조직원 한때 대한항공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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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조직원 한때 대한항공 탑승

입력
200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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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에서 테러훈련을 받은 파키스탄계 미국인이 미국 내 시설물을 공격하기 위해 한국을 거쳐 미국에 입국하려다 5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사실이 10일 밝혀졌다.

하미드 하야트(23)라는 이름의 이 용의자는 최종 목적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기 위해 태국 방콕에서부터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까지 줄곧 대한항공(KE) 비행기를 탑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작성한 ‘탑승금지자(No_Fly)’ 명단에 올라있는 하야트는 방콕공항이나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체류했던 인천공항에서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측은 10일 “방콕 현지 직원이 그가 탑승금지 대상자인 것을 알았지만 미국 시민권자이고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에는 생년월일 등 자세한 신원정보가 없어 탑승금지자와 동명이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실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FBI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아버지 우메르 하야트(45)와 함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방콕에 온 하야트는 29일 KE652편을 이용,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KE023편으로 갈아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이 비행기는 태평양 상공을 날던 중 미국 이민국으로부터 착륙불가 통보를 받고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으로 회항했다.

하야트는 일본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임의동행 형식으로 유나이티드 항공을 타고 미국에 입국, 체포돼 거짓말 탐지기 등을 동원한 FBI의 조사를 받은 끝에 혐의를 자백했다.

조사결과 하야트는 2003년과 2004년 알 카에다의 파키스탄 내 ‘타말’ 캠프에서 6개월 간 ‘미국인 죽이는 법’ 훈련을 받았으며 미국 내 대형 슈퍼마켓과 병원 등을 공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야트는 “훈련캠프에서 알 카에다가 미국인들을 공격할 장소로 미국 아프간 이라크 카슈미르 등을 골랐다”며 “캠프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수백명의 젊은이가 훈련 받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FBI는 수년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남부 농촌지역인 로디가 알 카에다의 거점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이었다. 하야트는 이곳에서 과일포장을 해왔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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