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꼿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신문이나 잡지는 정보나 지식의 대중적인 전달을 소임으로 삼는다. 하지만 그런 강령의 한편에서 이 고전적인 매체에는 시대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기사나 논설에서 그것을 확인하기도 어렵지 않지만, 가장 직접적인 것은 광고다.
1900년대 초반부터 광복 직전까지 국내에서 발행된 신문광고를 여러 키워드를 잡아 살핀 이 책은 그래서 훌륭한 한 편의 세태 보고서가 되었다. 배재학당 개학광고는 ‘서국 교수가 이인이오 부교수가 사인’이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생들이 1936년에 창간한 잡지 ‘장한’의 광고에 등장하는 목차에는 ‘내가 만일 손님이라면’이라는 글제목이 얼른 눈에 띈다. 고무신, 성병약, 자동차, 라디오, 백화점, 술, 전당포에서 포르노그래피까지, 일제강점기의 일상이 선연하다. 황소자리 1만7,000원.
▲ 세금 이야기 / 전태영 지음
문명을 뒤바꾼 세금의 역사
세금은 국부의 원천이지만 고래로 개인의 삶을 옥죄는 가장 지긋지긋한 제도이다. 고대 이집트부터 근대 영국에 이르기까지, 또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조세제도의 역사를 경상대 교수가 자세히 소개했다. 제국 말기에 세력이 약해진 로마는 야만인들의 침공을 막기 위해 변경으로 군단을 대규모로 증가시켰다.
늘어나는 군비를 감당하기 위해 당연히 재정을 확충해야 했고, 그 엄청난 경비는 농민이 떠맡았다. 세금부담에 짓눌린 농부들은 토지와 마을을 버린 채 달아나기 일쑤였고, 작물생산량과 토지세 징수액이 줄어들면서 재정은 갈수록 악화했다.
결국 로마는 세금 때문에 서서히 망해간 것이다. 프랑스혁명 전까지 영국에 비해 프랑스가 권력의 부침이 적었던 것도 귀족에게 세금 부담을 없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생각의나무 1만7,000원.
▲ 존재와 무 / 변광배 지음
실존철학자 사르트르 해설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존철학자 사르트르가 대표작 ‘존재와 무’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모습은 더 없이 비극적이며 암울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르트르는 인간이 그와 같은 비극적 조건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했다. 그를 누구보다도 인간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사유했던 철학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연히 세상에 던져졌지만 자신의 의식을 통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탓에 죽을 때까지 자신을 창조해야 하는 고독한 운명, 사르트르가 바라본 인간 존재의 의미를 한국외국어대 대우교수가 해설했다.
저자는 명성에 비해 국내에는 널리 소개되거나 연구되지 않은 사르트르의 책이 상상력, 우연성의 개념, 합리론과 경험론의 종합 등 철학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살림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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