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정상회담이 난항을 겪으면서 개최 예정일을 10여일 앞두고 일정조차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고 도쿄(東京)의 외교 소식통들이 10일 밝혔다.
한일 양측의 조율에서 쟁점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 문제에 대해 가시적인 진전이 없는 한 회담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정도 이 달 24~25일, 그 다음은 20~21일 등 1박2일 일정이 검토되다가 최근에는 당일치기 방한 일정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측은 이달 말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하며 양국 관계개선을 양보안을 언론에 잇따라 흘리는 등 다양한 외교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현 한국대사를 조기 교체키로 결정한 것도 한국측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당초 일본 정부는 한국측의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정상회담을 앞두고 결국 다카노 대사를 정기인사라는 명분으로 6개월 빨리 교체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서는 종래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야스쿠니와 독도문제 등에 대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일 경우’라는 전제를 붙여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정상회담 개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라종일 주일대사는 연립정권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대표 회담에서 이 같은 한국측의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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