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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무라카미 하루키 '어둠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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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무라카미 하루키 '어둠의 저편'

입력
200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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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코드를 적실하게 포착한 작가라는 평가와, 고급스럽게 치장한 섹스소설 작가일 뿐이라는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하지만 서구 문단에서 드물게 통하는 동양 작가이자 국내에도 꽤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음은 분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 25주년 기념작 ‘어둠의 저편’(문학사상사 발행)이 번역 출간됐다.

집이 싫은 19살 소녀 마리는 심야에 언니의 한 때 남자친구를 만나, 그의 소개로 하룻밤 동안 러브호텔 종업원의 일을 돕게 되고, 거기서 만난 퇴역 레슬러며 매춘부 등 밤의 인생들을 통해, 이해할 수 없어 딴 세계처럼 느껴지던 세상과 삶의 이면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마리가 이해하는 세상의 중심에는 언니가 놓여있다. 출중한 미모로 어릴 때부터 마리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던, 하지만 최근 두 달 동안은 잠만 자는, 그래서 이미 현실적 소통이 불가능해져 버린 존재.

서사는 중반 이후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중층적으로 얽혀 들고, 막바지에 마리는 잠든 언니에게 입맞춤한다.

근년 가와이 하야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나 가족과 떨어지고자 하는 ‘디테치먼트(detachmentㆍ분리, 이탈)적 삶’의 이야기가 아니라 ‘커미트먼트(commitmentㆍ개입, 참여)적 삶’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는 중이라고 했던 작가다. 하면, 이 ‘입맞춤’이 그 ‘커미트먼트’에 닿아있는 것일까.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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