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양제철화학 창업자인 이회림(88) 명예회장이 50여년간 모은 수백억 원대의 고미술품과 이를 보관ㆍ전시하고 있는 송암미술관을 인천시에 기증한다. 인천시 남구 학익동에 있는 이 미술관은 대지면적 4,400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765평의 건물로 국보급 회화인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역작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 등 국내외 고미술품 8,400여 점이 소장돼 있다.
개성 출신인 이 회장은 1960년대 서해안 간척지를 매립해 소다회 공장을 건설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으며 50여 년간 국내외에서 고미술품을 수집, 1992년 이 미술관을 건립했다. 소장품 중에는 중국 퉁구 지방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실물 복원한 ‘광개토대왕비’(廣開土大王碑)를 비롯,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석파(石坡) 이하응(李昰應), 백범(白凡) 김구(金九)의 친필과 서화류 4,000여 점,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도자기 및 인장류 4,000여 점, 불상류 250여 점, 목판류 260여 점 등도 포함돼 있다.
이 회장은 “인천에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오늘의 동양제철화학이 있기까지 인천시와 시민들로부터 받은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선현의 혼과 애환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민간재단이 소장하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공의 재산으로 남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3일 인천시청을 방문해 기증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인천=송원영 기자 wys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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