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직후 부족국가 시대 동예(東濊)의 제천풍속으로 알던 무천(舞天) 행사가 이보다 앞서 고조선에서 열렸다는 고문서 기록이 확인됐다.
인천시립박물관 윤용구 박사는 1907년 영국의 A. 스타인이 중국 간쑤(甘肅)성 둔황(敦煌)현에서 반출해 간 돈황문서(敦煌文書) 중에서 이 같은 기록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윤 박사는 “‘스타인 문서’로 알려진 돈황문서 내 토원책부(兎園策府)에 지금은 전하지 않는 사서인 위략(魏略)을 인용해 고조선에서 10월에 무천이 열렸고, 출정에 앞서 소를 잡아 그 발굽 형상으로 길흉을 점치던 우제점(牛蹄占)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우제점은 고조선 후대인 부여와 고구려의 행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송호정 한국교원대 교수는 “현전하지 않는 위략의 필사본이라는 점, 위략 자체를 정사로 취급하기 어려운 점 등의 문제가 있지만 새로운 사실인 만큼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토원책부에서는 당나라가 고구려 침공을 위한 여론몰이를 위해 과거시험에 고구려 정벌방법 등을 출제한 대목도 발견됐다. 두사선(杜嗣先)이 650년대에 과거시험 예상문제와 모범답안을 자문자답식으로 저술한 이 책 ‘정동이(征東夷)’ 항목에는 “유격전, 전쟁터의 지형, 기상, 심리전 등을 논하라”는 등 구체적 전술과 고구려 원정의 필요성 등에 대한 질문과 모범답안이 예시돼 있다. 이들 내용은 11일 고려대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고대사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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