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의 2연패냐, 샌안토니오의 왕좌 복귀냐.
미국프로농구(NBA)의 ‘왕중왕’을 가릴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이 10일(한국시각) 샌안토니오의 홈코트인 SBC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양팀 모두 스타플레이어의 화려한 개인기보다 톱니 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력을 앞세운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수비 농구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9, 2003년 챔프인 서부의 샌안토니오는 올 시즌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피닉스 선스를 컨퍼런스 결승에서 4-1로 일축하며 ‘농구는 공격보다 수비’라는 명제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디펜딩 챔프인 동부의 디트로이트도 강력한 수비라인을 앞세워 ‘공룡 센터’ 샤킬 오닐과 드웨인 웨이드가 버틴 마이애미 히트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제압하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특히 디트로이트의 리 브라운 감독과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1988년 샌안토니오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한 스타일의 수비농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둘은 2004년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전문가들은 일단 샌안토니오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양팀이 표방하는 수비농구가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일찌감치 챔프전 진출을 확정 짓고 7일간의 휴식을 취한 샌안토니오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샌안토니오의 기둥인 팀 던컨이 발목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졌다는 점에서 브라운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부상으로 부진했던 던컨은 컨퍼런스 결승에서 5경기에 출전, 3차례나 30점 이상의 득점을 올리는 등 경기당 27.4점, 1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경기당 22.2점을 넣은 아르헨티나 용병 마누 지노빌리과 토니 파커 등 최고의 가드진은 역시 브라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도 녹녹하지 않다. 올해의 수비수상을 차지한 벤 월리스와 라시드 월리스의 막강 수비라인이 버티고 있기 때문. 또한 벤치 멤버인 엘던 캠벨이 던컨을 쉴새 없이 괴롭히고 ‘긴팔 원숭이’ 테이션 프린스가 찰거머리 수비로 지노빌리의 득점포를 저지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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