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연(張師蓮ㆍ76)씨는 1950년 12월 동부전선 청송지구 전투에서 남편이 전사하는 바람에 청상이 됐다.1946년 꽃다운 열여덟의 나이로 결혼한 지 4년 만이다.
장씨는 절망 앞에서 죽음도 생각했지만 시어머니와 어린 남매를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르고 혼자 힘으로 농사를 지으며 가계를 꾸려나갔다. 하지만 잇따른 흉년으로 나날이 빚만 늘어나 농한기에는 부산을 오가며 공장 허드렛일을 거들며 생계를 이어갔다. 삯바느질과 행상까지 나서야 하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장씨는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남편의 뜻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남매의 교육에 매달렸다. 장씨의 뒷바라지 덕에 남매는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까지 잡았다. 시어머니까지 극진히 봉양한 장씨에게 대한민국 전몰군경미망인회는 1999년 ‘장한 어머니상’을 수여했다.
남매를 다 키워 낸 장씨는 1990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로 가입하고 대학병원에서 수술용 가제를 접고 면봉을 마는 일도 거들고 있다. 자원봉사 활동의 공로로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을 4번이나 받았으며 2000년까지 5,000시간의 자원봉사 기록을 달성했다. 2003년에는 ‘강남구민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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