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변에서 흑이 73으로 늘었을 때 백이 갑자기 중앙 쪽으로 손을 돌려 74로 뚫고 나간 것이 과욕이었다. 그냥 알기 쉽게 <참고도> 1로 두어서 2로 막아서 흑 두 점을 잡는 것과 3으로 차단, 흑 넉 점을 잡는 수를 맞보기로 했으면 흑이 아주 곤란했을 것이다. 사실 <참고도> 는 웬만한 기력의 소유자라면 누구나 한 눈에 볼 수 있는 너무나 간단한 수인데 아마도 홍성지가 이 부근에서 무언가 더 깊은 수읽기를 하다가 깜빡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자 온소진이 재빨리 77로 변신, 83까지 위쪽 흑 두 점을 희생하는 대신 조금 전까지 잡혀 있던 아래쪽 흑 석 점을 살려오게 되어서 잃었던 점수를 회복했다. 참고도> 참고도>
우변 흑이 깨끗하게 수습되자 이제는 오히려 우상 방면 백돌 전체가 엷어져서 백이 좀 기분 나쁘게 됐다. 홍성지도 형세가 별로 좋지 않다고 느꼈는지 한참 동안 반면을 둘러보다가 우상귀를 84, 86으로 단수 쳤다. 최강수다. 여기서 흑이 고민이다. 기세 상으로는 즉각 87로 단수 쳐서 패싸움을 벌이고 싶지만 패감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의 곳을 잇는 것은 그 자체로 굴복일 뿐 아니라 계속해서 백이 87의 곳을 잇는 것까지 선수로 당하게 되므로 끝내기로 엄청난 손해다. 젊은 혈기의 온소진은 강경 대응 쪽을 택했다.
한참 동안 패감 공방이 계속되다가 결국 백이 패롤 이겨서 우상귀를 접수하고 흑은 대신 상변 백 두 점을 잡는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다. 과연 이 거래는 어느 쪽이 이득을 본 것일까. 88 94 100 106 112 118 … △, 91 97 103 109 115 120 … ▲.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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