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연구회(회장 황경식 서울대 교수)는 11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강대 다산관에서 ‘자유주의와 그 적들:한국 자유주의 담론의 행방’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연다.
한국의 자유주의 현황과 앞날을 살펴볼 발표회는 정부의 개혁 정책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 담론이 팽팽히 맞선 데다,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단체들이 잇따라 생겨나 특히 주목된다.
황경식 교수의 ‘한국 자유주의 담론의 행방’ 주제발표에 이어 김비환 성균관대 교수가 ‘현대 자유주의의 스펙트럼과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를 발표한다.
김 교수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서구 보수주의의 공통적 관심사인 시민사회의 도덕적 통합과 같은 문제들이 관심 밖의 일이 되고 말았다’며 ‘한국의 보수와 진보세력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그것을 한국인의 문화적ㆍ도덕적 정체성과 정합성을 갖도록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소설가이면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복거일씨가 ‘자유주의의 위협’을 제목으로 자유주의 옹호론을 펼친 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급진자유주의의 정치철학:한국자유주의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제언’을 발표한다. 윤 교수 역시 김비환 교수처럼 국내 진보ㆍ보수세력의 취약성을 조목 조목 지적한다.
‘‘자유주의 연대’ 등의 신우파 모임은 사실 역사가 꽤 된 경실련이나 참여연대의 자유주의적 특질보다 훨씬 저급하며 퇴행적인 보수적 자유주의관을 노정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자유주의의 재구성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맑스주의를 비롯한 좌파적 강령이 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실천적으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자유주의의 이론과 실제의 위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윤 교수는 모든 개혁과 진보가 단독자적 개인에서 시작하며 개인으로 귀결한다는, 개체성의 테제를 중심으로 한 급진 자유주의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바람직한 사회는 개인이 수용하는 좋음의 인식에 의해 궁극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라는 그는 성숙한 내면과 깊은 마음을 가진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이야말로 ‘대중사회의 공허함과 공소함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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