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은 치아의 날이었다. 만 6세에 첫 영구치(간니)가 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치아 건강은 예로부터 5복(福)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만큼 치아 건강을 지키기 힘들다는 뜻이다.
하지만 치아 건강에 무관심해 우리나라 어린이의 치아 건강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좋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세 어린이의 젖니 가운데 충치 수는 4.1개로 미국(1.8개) 캐나다(1.2개) 일본(1.5개) 영국(1.7개) 어린이 충치 수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12세 어린이 영구치(간니) 중 충치 수 역시 우리는 3.3개로 조사돼 영국(1.1개) 미국(1.4개) 캐나다(2.1개) 보다 월등히 많았다.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김성옥)는 9일부터 15일까지 구강보건주간을 맞아 ‘평생 치아건강은 어린이 치아건강으로부터’라는 는 주제를 내걸어 어린이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인 이성구 원장은 “충치는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발견이 중요한 생활습관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의 도움말로 어린이 충치에 대해 알아본다.
유아 충치 부모가 주범?
태어난 지 6개월이 되면 이가 나기 시작한다. 물론 충치균이 전혀 없는 순수한 상태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를 껴안고 입을 맞추는 과정에서 충치균을 옮길 수 있다. 아이에게 엄마가 밥을 씹어 먹이면서 충치균이 옮아가기도 한다. 부모의 무지(無知)가 충치를 부르는 셈이다.
무심한 부모 역시 어린이 충치에 책임이 크다. 아이가 보챈다고 별 생각 없이 우유병을 물리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아이가 우유병을 오래 물고 있으면 우유 속의 젖당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酸)이 치아를 갉아먹는다. 따라서 아이가 잘 때 우유병을 물리는 것은 금물이다.
젖니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돌이 되면 위아래 앞니가 나고 생후 24~28개월쯤 되면 20개가 모두 난다. 그러나 모두 나중에 빠지는 젖니라는 이유로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젖니는 간니가 나오기 전 미리 길을 닦고 턱의 근육을 발달시키는 등 초등학교 4, 5학년까지 아이의 성장에 중요하다.
젖니는 이의 밖을 싸고 있는 법랑질의 두께가 간니의 절반 정도밖에 안돼 충치에 대한 저항도가 약하다. 게다가 젖니의 충치는 진행속도가 빨라 잘 모르는 사이에 확산되는 경우도 많다. 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간니가 나더라도 충치 발생확률이 높다.
생활습관 고쳐야 충치 없어
무엇보다 치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치과 검진은 이가 처음 날 때 하고 충치가 없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다.
2~4세의 아이가 밥을 먹을 때 입에 음식을 넣고 오랫동안 먹지 않고 있으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이럴 때에는 아이가 직접 음식을 떠먹도록 하고 식사시간을 미리 정해 넘기지 않도록 한다. 또 간식을 줄이고 배가 고플 때 식사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조미료와 설탕이 든 음식을 적게 먹이고 고구마 같은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이면 구강세척 효과를 낼 수 있다. 칫솔은 따로 보관하고 아이들에게 전동칫솔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연령별 칫솔질 요령
①출생~앞니 날 때까지=우유를 먹인 뒤 입안에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끓인 물을 적신 거즈로 입안을 고루 닦아준다.
②어금니 날 때까지=손가락에 끼는 골무형 실리콘 칫솔로 이를 닦아주며 볼 안쪽과 혀를 함께 마사지하듯 닦아 준다.
③어금니 나기 시작하면=아이를 위를 바라보게 눕힌 뒤 어린이용 칫솔로 구석구석 닦는다. 이때 적어도 치아 한쪽 면에 칫솔이 20회 이상 왕복하도록 해야 한다. 치약은 삼켜도 해롭지 않은 액체형으로 하거나 물을 대용으로 사용한다.
④만 4세 전후=치아 사이가 긴밀해지므로 칫솔질 이외에 치실로 치아 사이를 닦아준다. 어린이용 불소치약을 완두콩 정도 묻혀 닦도록 하며 아이가 치약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⑤유치원 다닐 무렵=스스로 이를 닦도록 지도하고 매번 확인한다. 6세 무렵 어금니 구치가 나기 시작하지만 아직 음식을 씹을 정도로 충분히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음식물이 끼어 이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아이를 눕힌 후 칫솔질을 한다.
⑥초등학생=가능하면 치과에서 검진을 통해 칫솔질 교육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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