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유물 등 문화재의 분석, 관리에도 첨단 의료장비가 유용하게 활용된다. 2003년 12월 충남 공주시 의당면 수촌리 고분군(사적 제460호)에서 출토된 4~5세기 백제 금동신발과 금동관모의 전모가 최근 첨단의료기술인 3차원 영상진단(CT촬영)기법에 의해 드러났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9일 서울대병원에서 흙과 돌에 덮여있어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의 금동신발과 금동관모에 대해 CT촬영과 3차원 영상편집을 실시한 결과 유물의 전체적인 형태뿐 아니라 세부 문양, 제원, 사람 발 뼈의 잔존상태 등을 컴퓨터 화면상으로 생생하게 재구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발굴유물과 토석 분리작업은 보통 수년씩 걸리는 지난한 작업인데다 무리하게 분리할 경우 유물에 손상이 갈 수 있다”며 “의료장비를 사용하면 발굴 즉시 유물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어 신속하고 안전하게 복원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사용된 3차원 CT촬영기는 올해 3월 서울대병원이 도입한 첨단장비로 수천장의 단면 영상을 종합해 내용물의 모습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완벽하게 재구성해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보존 처리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금동관모의 경우, 후면과 내부 상태는 물론 후면과 관모 내부에 있는 금속장식의 문양구조도 확인됐다. 흙에 싸여 있는 금동신발의 길이는 31.5cm였으며 문양은 T자형 투조 무늬가 대종을 이루고 바닥은 용과 같은 동물을 형상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의정 부여문화재연구소장은 “이번에 ‘3차원 영상진단’을 통해 마치 보존처리가 끝난 후 박물관에 전시된 것과 같은 모습으로 유물을 화면상에서 재구성해 낼 수 있었다”며 “이 기법은 앞으로 획기적인 문화재 보존처리 방법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