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경색 등 혈관성 난치병을 치료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국내최초로 성공했다.
보건복지부는 9일 뇌경색 버거씨병 등 혈관성 난치병 환자 74명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치료한 결과, 64명의 환자에게서 장기기능 개선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체 줄기세포 임상시험이 대규모로 성공한 것은 처음으로 줄기세포 치료가 조기에 상용화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치료에는 뇌신경계 질환 유전체연구센터, 근골격계 바이오장기센터, 가톨릭대, 전북대가 공동 참여했으며 뇌경색 환자 5명과 말초혈관이 막혀 발이 썩는 버거씨병 환자 23명, 관절 내 혈액장애로 뼈가 썩는 대퇴골무 무혈성 괴사 환자 11명, 교통사고 등으로 뼈 골절 후 뼈가 붙지 않는 환자 35명 등이 임상치료 대상이 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암 감염 등 부작용이 없었고 ▦환자가 면역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줄기세포를 각 장기에 주입한 뒤 장기의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혈관 장애 질환은 국내 환자수가 35만여명에 달하며 연간 약 5조원의 의료비가 소요되는 대중질병이다. 뇌경색의 경우 뇌혈류가 회복돼도 전신마비나 언어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치료효과에 대한 의문이 일소되고 상용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체 줄기세포는 제대혈(탯줄혈액) 등 성인 장기조직에서 추출할 수 있는 줄기세포로 신경이나 뼈 근육 등을 재생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어 뇌 골수 말초혈액 혈관 근육 피부 간 등의 질환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를 이용한 치료는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연구 중인 배아 줄기세포(수정된 배아 등을 활용해 만드는 줄기세포)와는 달리 윤리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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