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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1주년 특집-삶이 바뀐다/ 걷기의 혁명‘마사이 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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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1주년 특집-삶이 바뀐다/ 걷기의 혁명‘마사이 워킹’

입력
2005.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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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에서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마사이족의 건강 비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내용은 유목 민족인 이들이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데도 대부분 180㎝가 넘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성인병도 거의 없다는 것. 생활 행태를 연구한 결과 건강 비결이 다름 아닌 이들의 걸음걸이에 있었다는 사실은 프로그램을 지켜본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요즘 헬스클럽에 가 보면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이들 보다 걷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런 모습이 말해 주듯 걷기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면서 요즘 ‘마사이 워킹’이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도대체 마사이족은 어떻게 걸을까? 마사이 워킹이란 마사이족들이 부드러운 초원 바닥을 맨발로 자연스럽게 걸을 때처럼 형성되는 올바른 보행자세를 가리킨다. 마사이워킹 전문가인 성기홍 LG스포츠과학정보센터장 겸 한국워킹협회 상임홍보이사는 “현대의 도시인들은 발 앞쪽과 뒤꿈치만을 사용해 걷는다”고 지적한다. 아스팔트와 시멘트처럼 딱딱한 바닥 위를 딱딱한 밑창의 구두를 신고 걷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발바닥의 중앙을 생략, 뒤꿈치에서 앞꿈치로 그대로 넘어간다는 것. 때문에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보행 자세가 뒤틀리고 변형돼 관절이나 척추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면 마사이족들은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는 중심부 보행을 한다. 걸을 때 발뒤꿈치 바깥쪽부터 닿기 시작해 무게중심이 발 외측을 거쳐 새끼발가락과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동함으로써 우아하고 곧은 걸음걸이가 만들어진다. 쉽게 지치고 마는 일반인들의 걸음걸이와 달리 피로감도 적어 오래 걷는데도 절대 유리하다.

케냐에서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를 접하고 연구에 들어가 그 장점을 도시인들에게 접목한 ‘마사이 워킹’을 개발, 걷기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스위스인 칼 뮬러씨는 “꼿꼿한 자세로 하루 2만보 20㎞ 이상 오래 걷는 마사이족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척추나 심장 질환자도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또 “발바닥 전체를 이용해 체중을 이동시키는 마사이 워킹은 발에 주어지는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켜 발을 편하게 해주고 걸을 때 무릎과 허리에 충격과 하중을 감소시켜 준다”고 설명한다.

스위스와 미국을 거쳐 한국에 상륙한 마사이 워킹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교육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 서초구청은 매주 양재천 영동1교 밑에서 마사이 워킹 강좌를 열고 있고 스위스마사이㈜의 한국지사인 엠베테코리아(www.mbtkorea.co.kr)도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명인사인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나 요들송 가수 김홍철씨 등도 마사이워킹 마니아로 손꼽힌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 마사이 워킹 요령

파워 워킹, 마사이 워킹, 노르딕 워킹 등….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여러가지 방식의 걷기 운동이 소개되고 있다. 걷는 것은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운동이라는 기본원리에는 모두 일치하고 있지만 제각각의 걸음걸이 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파워 워킹, 보폭 작게 속도는 빨리

마사이 워킹이 보폭을 크게 해서 걷는 것이라면 파워 워킹은 보폭을 작게 한다. 대신 다리를 빨리 교차시켜 양팔을 힘차게 흔들어 주며 걷는 것. 말 그대로 보폭을 작게 하고 빠른 스피드로 힘차게 걷는다. 발뒤꿈치가 지면에 가장 먼저 닿게 하고 발바닥을 거쳐 발가락끝이 마치 지면을 차듯이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 요령이다.

빠르기가 시속 6.5~8㎞까지 돼 많은 양의 칼로리를 소모하는데 유리하다. 덩달아 심장 박동수가 1분당 130~160회 까지 올라가 심폐지구력도 향상된다. 경보에는 못미치지만 운동 강도가 비교적 높은 편.

▦마사이 워킹, 몸통을 앞으로 던지듯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는 중심부 보행. 마치 바퀴가 굴러가듯 체중을 발바닥 전체로 이동시켜 걷는다. 걸을 때 옆에서 보면 반듯이 세운 몸통을 앞으로 던지듯이 내밀면서 자연스럽게 앞발이 몸통 앞으로 옮겨간다. 발 전체를 이용해 걷기 때문에 몸의 곧은 자세를 유지해 준다.

보행의 마지막을 엄지발가락으로 바닥을 쭉 밀어주는 보행법이기 때문에 다리 뒷근육이 많이 사용된다. 무릎을 많이 구부려서 앞으로 전진하는 허벅지 근육 위주의 일반보행법과는 다르다.

▦노르딕 워킹, 막대기 짚어 전신운동

스키 폴대처럼 생긴 막대기를 짚으면서 걷는 보행법. 걸을 때 상체 운동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에 전신운동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폴대를 짚기 때문에 대신 걸을 때 받는 충격이 분산된다. 폴대가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기 대문에 무릎이나 다리 힘이 약하거나 관절 질환이 있는 장년층들에게도 인기 높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보급이 많이 된 워킹법인데 핀란드에서 특히 인기 높다. 일반걸음걸이 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20% 이상 더 많다. www.exerstriding.co.kr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 창안자 칼 뮬러

마사이 워킹의 창안자 칼 뮬러씨는 “올바른 걸음걸이는 흙이나 잔디처럼 부드러운 바닥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마사이 워킹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바닥이나 매트 위에서 우선 연습할 것을 권한다.

실제 교육장에서의 연습도 매트 위에서 이루어진다. 자연 상태에서 걸어야만 보행시 무릎과 허리에 충격이나 하중이 감소된다는 것.

그는 또 바닥이 딱딱한 콘크리트나 포장 도로에서 주로 생활하고 걷는 도시인들을 위해 ‘마사이 워킹 슈즈’를 개발해 냈다. 신발의 바닥과 안창 사이에 8겹의 중창을 겹쳐 쌓아 마치 흙이나 매트리스 위를 걷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것이 키포인트. 신고서 걸을 때 뒤꿈치부터 발바닥 중간을 거쳐 발가락까지 힘의 이동이 부드럽게 이뤄지도록 완만한 곡면처리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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