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으로 재정이 넉넉해진 중동 산유국들이 설비를 증설하고 개ㆍ보수 발주를 늘리고 있는 데다 우리 업체들도 굵직한 대형 공사들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제2중동 신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 업체들은 해외 공사 발주 정보를 챙기고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중동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올해 수주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5월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52억 달러(약 5조2,000억원)로, 이 가운데 37억 달러가 중동 모래밭에서 일궈낸 성과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의 중동 수주액 35억7,100만 달러, 2003년의 22억5,8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해외건설협회는 앞으로 3년 동안 중동에서 300억 달러 이상의 일감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올해 중동에서만 60억 달러는 충분히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수주액 증가라는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위주로 공사를 선별 수주 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토목ㆍ건축 공사 위주로 공사를 수주했지만 최근 국내 업체들이 수주한 석유ㆍ화학 플랜트 공사나 앞으로 수주가 예정된 담수화 프로젝트 등은 수익성이 좋아 실제 외화 획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 손관호 사장은 “과거에 제 살 깎아 먹기 식으로 수주해온 불합리한 관행이 사라지고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 사업을 수주하면서 해외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동 국가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전쟁 등의 리스크가 남아있는 점 등은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후 완공 때까지 계속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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