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들은 한해 5~10일을 평생학습일로 정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6시그마·자격증취득 같은 기업가치를 공유하거나 직무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지만 비즈니스 매너·독서토론·전시회 공연 관람 등 순전히 교양을 쌓기 위한 것도 있다. 이는 1월 ‘21세기형 지식근로자를 육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평생학습제를 도입한 결과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에는 직무와 상관없는 교양교육은 그저 ‘과외 비용’으로 치부했지만 이제는 ‘구성원이 평생 학습하는 조직만이 끊임없이 진화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45세 이상 직원들을 ‘임금만 축내는 노령인구’쯤으로 여기던 기업들도 이제 그들의 숙련된 경험과 자산을 살리기 위한 재교육에 더욱 투자하고 있다.
인재양성에 노력하는 대표적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인력 양성 비용에 2,000억원, 이중 재교육 비용만 800억원을 넘게 쓴다. 부장급 중 핵심인력을 뽑아 5개월간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 교육을 시키고, 전직원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외국어 경영 기술 교양교육에 걸쳐 다양한 교육 기회를 갖는다. 1989년 사내 대학으로 출발해 2001년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 반도체공대는 총 582명의 석·박사와 전문학사를 배출했다.
‘유통사관학교’로 불리는 신세계는 우수 간부 20명을 대상으로 연세대와 제휴한 SMBA과정을 이수케 하고 있다. 재무 회계 마케팅 통계 등을 가르치는 SMBA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 아예 경영대학원을 보내준다. 태평양은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는 리딩 스쿨과 마케팅 스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경험 있는 사원들을 내쫓는 구조조정이 오히려 경쟁력 약화와 신입사원 교육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이 대졸 신입사원을 뽑아 실무업무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1인당 평균 2년6개월간 1억680만원(인건비 포함)을 들여야 한다. 중소기업(16.1개월, 3,919만원)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신입사원 교육에 투자한다는 이야기다. LG경제연구원 조범상 연구원은 “우리 기업들은 5년이 지나지 않아 심각한 인력부족을 느끼고, 숙련된 직원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붙잡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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