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이 8일 상임중앙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염 의원이 지난 4월 2일 전당대회에서 상임중앙위원에 2위로 당선된 지 두 달여 만에 사퇴함에 따라 우리당 내부 갈등과 여권의 혼란이 심화할 전망이다.
염 의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 대한 음해와 악의적 공격으로 정권의 도덕적 기반을 훼손하고 레임덕을 조기화 하려는 불순한 기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각박한 정치 환경에서 측근이라는 업보를 숙명처럼 가질 수밖에 없는 저로서는 한발 물러나 백의종군 하는 길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염 의원은 특히 “최근의 정치상황에 참으로 깊은 비애를 느꼈다”며 노무현 대통령 측근과 참모조직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사퇴의 배경임을 시사했다.
염 의원은 최근 총리의 ‘측근 발호 경계’ 발언과 사퇴가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면서도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에 안정적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누가 도움을 줬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염 의원은 또 실용 대 개혁 논쟁과 관련, “당이 소모적인 노선논쟁으로 상처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노선논쟁의 한쪽 끝 대척점에 서 있다는 사실에 커다란 부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오후 긴급 상임중앙위원회에서 “당의 단합을 위한 충정으로 이해하지만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합치지 못하고 사퇴한 것에 대해 대단히 서운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경호 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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