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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1주년 특집-미래를 연다/ 'IT 코리아'가 세계를 이끈다 -'반도체 빅뱅' 진원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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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1주년 특집-미래를 연다/ 'IT 코리아'가 세계를 이끈다 -'반도체 빅뱅' 진원지 된다

입력
2005.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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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반도체 빅뱅’이 몰려온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이 세계신문협회(WAN) 총회 기조연설에서 밝힌 예언이다. 반도체 시장의 견인차가 PC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ㆍ디지털가전 등으로 바뀌면서 반도체가 다시 한번 크게 성장의 기회를 맞게 된다는 뜻이다.

황 사장은 2002년에도 반도체의 집적도가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메모리 신성장론)으로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반도체 칩 하나에 집적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1.5년 만에 2배씩 늘어난다는, 30여년간 반도체 분야를 지배해 온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황의 법칙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1999년 256메가비트(Mb)에서 512메가(2000년), 1기가(2001년), 2기가(2002년), 4기가(2003년), 8기가(2004년) 등으로 증가하면서 정확하게 입증됐다.

황의 법칙과 ‘반도체 빅뱅’은 같은 연장선 위에 있다. 모두 모바일 혁명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휴대폰, PDA, 디지털카메라, 디지털TV, 차량항법장치 등 폭발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모바일과 디지털 가전시장은 엄청난 반도체 수요를 예고한다.

황 사장의 ‘반도체 빅뱅’이 특히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나라가 장악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고화질의 동영상과 음악 등 점점 모바일 기기가 고용량화 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5억 달러였던 시장 규모는 2009년 337억 달러로 5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58.8%에 달했다. 여기에 하이닉스반도체의 3.3%를 합하면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60%를 넘어선다. 지난해 2월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을 시작한 하이닉스반도체는 올 1분기엔 시장점유율을 6.7%로 끌어올려 업계 4위가 됐다.

‘반도체 빅뱅’은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기술과 생산에서 한국은 외국에 비해 1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기흥단지에서 세계 최초로 70나노 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고, 역시 세계 최초로 300㎜ 플래시메모리 전용라인(14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반도체 회로선 폭이 60나노미터(1nm은 10억분의 1㎙)급 기술을 적용한 8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의 도시바와 미국의 인텔이 65나노급 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로 직후였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세계 최초로 물질의 상(相) 변화를 이용한 P램(상변화메모리)와 64메가 제품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D램 메모리 시장에서도 한국의 지위는 독보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각각 28.8%, 16.4%의 시장점유율로 1,2위를 지키면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을 50% 가까이 끌어올렸다.

황 사장은 “‘반도체 빅뱅’은 모바일 혁명을 포함, 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측면까지 모두 연결된 것”이라며 “‘황의 법칙’의 정수는 앞으로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며 정보기술(IT) 산업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반도체 빅뱅’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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