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북미 뉴욕 접촉에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고 미 국무부가 어제 발표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으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뜻을 굳힌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크게 환영할 만하다.
회담 재개 일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아직 여운은 남았다. 그러나 유엔 주재 중국대사가 향후 수주일 내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비춰 회담 중단 후 만 1년이 되는 이번 달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이 회담 복귀 시기를 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있는 데는 11일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보겠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6자회담으로 돌아와 핵 폐기 협상에 성실히 임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협상에 나오라면서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자극하는 감정적 대응도 삼가야 할 것이다. 물론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았을 때 받게 될 불이익에 대한 엄중한 메시지도 필요하다고 본다.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도 북핵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북한이 국제적 압력에 못 이겨 6자회담에 복귀한 뒤 시간 끌기를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미국에 진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엄존한다.
그러나 미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매우 창의적이며 유연하고 진취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했고 우리 정부도 중요한 제안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는 의외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다른 참가국들도 6자회담이 재개되면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일보 창간 5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지적한 것처럼 북한 핵 문제는 결국 북미 간에 주고 받는 협상으로 풀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북한은 핵을 확실하게 포기하고 검증을 받아야 하며 대신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과 함께 경제제재 해제 등 필요한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핵 보유국 문턱을 넘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비관적 견해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고집할 경우의 대가는 너무 크다.
현재 북한 청소년들의 키는 남한 청소년들보다 10㎝ 가량이나 작고 수백만 명이 발육부진 상태에 있다고 한다.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서는 기아와 궁핍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북한은 더 이상 결단을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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