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워’(塞我)에서 ‘즈지’(知己)들이랑 ‘홍도우’(紅豆)를 나눠 갖고 ‘미니 샤오우’(Mini 小屋)를 꾸민다”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대표하는 싸이월드 서비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13억 중국인들에게도 ‘싸이질’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싸이월드는 연말까지 일본과 동남아시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한국 인터넷 문화를 전 세계에 퍼뜨릴 계획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중국어판 서비스를 공식 시작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의 중국식 이름은 발음을 그대로 차용한 ‘사이워’(塞我). 인터넷 주소도 기존 싸이월드 주소에 중국 국가 기호(cn)만 더한 'www.cyworld.com.cn’로 정했다. 서비스 디자인 역시 한국어 서비스와 비슷하다.
SK커뮤니케이션즈 현지법인인 비아텍의 전준호 총경리(사장)는 그러나 “싸이월드의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해 중국 네티즌들의 성향을 철저히 파악, 서비스에 적극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니홈피 친구를 의미하는 일촌은 ‘즈지’(知己)로,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는 팥을 의미하는 ‘홍도우’(紅豆)로 바뀌었다. 또 미니홈피의 메뉴(탭)를 이용자가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했고, 실명제가 어려운 현지 상황을 고려해 이메일 인증제도를 채택했다.
비아텍은 7월중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연동 기능을 출시하고, 내년에는 브랜드 미니홈피 등 마케팅 모델도 도입할 예정이다.
2007년까지는 2,5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중국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가 되겠다는 것이 목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도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 문화가 보급되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같은 인터넷 개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중국 현지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 달 중순께 일본 서비스를 오픈하고 하반기 중 대만 홍콩 싱가폴 등 동남아와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싸이월드의 해외 진출은 한국식 인터넷 문화가 본격적인 ‘세계화의 시험대’에 올랐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사이버상에서도 인맥 관계를 형성하는 ‘일촌’ 같은 개념이 여전히 익명성을 우선하는 해외의 인터넷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도 부담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에탕닷컴(www.etang.com), 하와닷컴(www.hawa.cn) 등 싸이월드를 모방한 짝퉁 사이트들이 등장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그러나 “겉모습은 모방할 수 있어도 운영 노하우는 베낄 수 없다”며 “짝퉁과의 경쟁은 문제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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