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 정치’ 시대에 홈페이지가 아예 없는 ‘용감한’ 의원은 5명. 너도나도 더 화려하고 인기 있는 홈페이지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 여의도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대단한 배짱이다.
알고 보니 이들 모두 지역구 관리가 필요 없는 비례대표 출신이다. 이들은 “유권자들에게 사소한 의정활동까지 홍보해야 하는 지역구 의원들과는 형편이 다르다”며 “구색 맞추기 용 홈페이지를 만드느니 전문성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구 출신 가운데 한나라당 김재원, 박세환 의원은 홈피 정치의 위력을 실감해 최근에서야 싸이월드 미니 홈피를 만들었다.
5명 중엔 우리당 의원이 3명,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명 씩이었다. ‘인터넷 정치는 우리당의 특기’라는 통념이 다소 무색해진다.
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외교 전문가로서 1년 동안 해외에 자주 나가느라 시간도 없었고, 의원외교 활동을 홍보하는 데 개인 홈페이지가 꼭 필요하지 않아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제대로 만들려면 많게는 수천 만원이 드는 홈페이지 제작 비용도 부담이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은 “솔직히 바쁘고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성격대로 하면 홈페이지를 완벽하게 만들어 관리도 직접 해야 하는데, (일부 의원처럼) 특색 없는 백화점식 홈페이지를 대충 만들어 보좌진에게 맡겨 놓긴 싫었다”고 말했다.
우리당 조성래 의원은 홈페이지가 없어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보좌진들은 “작은 불편은 있지만 의원이 아날로그 세대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지 않겠나”고 아쉬워 했다. 같은 당 조성태 의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관리할 후원회도 없고, 비례대표로서 당내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만들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개인 홈페이지가 없어도 이 메일이나 다른 홈페이지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그래도 시류에 맞추어 조만간 홈페이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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