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처 아직도 아물지 않고
모두들 살기 바빠
아무도 시를 거들떠보지 않던
전후시대
서정시를 쓰기 힘들고
시집을 구하여 읽기조차 어려웠던
1950년대 후반기
그러나 FAZ*1)보다 반 세대나 앞서
문학에 골목길을 마련해 주고
뜨거운 세상소식과 함께 집집마다
주말이면 싱싱한 시 한편씩 배달해준
젊은 신문
소년시절부터 나와 함께 자라왔고
수많은 오늘의 시인과 작가들 길러낸
우리 문학의 후원자
20세기 후반기 우리의 역사를 증언해 왔고
21세기 문턱을 넘어서 새천년의 갈 길
앞장서 달려가는
녹색 신문
누구도 제멋대로 이용할 수 없고
누구도 폭력으로 억누를 수 없는
공정한 보도와 당당한 비판
때로는 살이 깎여나가는 아픔 참으며
거센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고
쉰 한 살 경륜을 쌓아 이제
믿음직한 원숙기로 접어든
우리의 대변지
새로운 매체로 거듭 태어나고
네트워크 해외로 널리 벋어나가
마침내 온 세계에 다이나믹한
한국 문화를 알린 친구
진실로 천명을 알게 된
한국일보의 생일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힘찬 박수와
사랑의 축배를l
* FAZ(Frankfruter Allgemeine Zeitung) : 독일의 대표적 일간지. 1974년 6월15일부터 매주 토요일판에 시와 산문을 게재, 다른 신문들도 뒤따르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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