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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대형할인점 치여 재래시장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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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대형할인점 치여 재래시장 '비명'

입력
2005.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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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화지동 화지시장에서 40년째 생선가게를 하고 박용득(65)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갈수록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들어선다는 말에 근근히 꾸려가는 가게마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요즘 충남도내 논산과 보령지역 재래상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도시에 포진된 대형 할인점들이 경영확충을 위해 집중적인 중소도시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지역 상인들은 “할인점이 들어서면 상권자체가 고사한다”며 생존권 차원에서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논산지역의 경우 서울의 한 유통업체가 지난 2월 논산고등학교와 논산여상 사이 1만3,000여㎡ 부지에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의 ‘프라임 아울렛’ 할인점 건축허가 신청을 내면서 지역상권이 술렁이고 있다.

이 대형할인점의 건축허가 신청이 알려지자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논산시내 및 연무, 강경읍 등 인근 재래시장 상인과 시내 상가 번영회원 등은 3월 중순부터 논산지역경제활성화범시민 대책위를 구성, 가두시위와 주민서명 등 입점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에는 청와대와 감사원,부패방지위원회 등에 할인점 허가과정의 편법성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시민대책위 성철호(48) 사무국장은 “매년 인구가 줄며 재래시장과 상가마다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는데 할인점이 들어오면 모두 끝장”이라며 “생존권 차원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상인들이 강력 반발하자 논산시는 “법적요건을 갖추면 허가해줄 수 밖에 없다”던 당초 입장을 바꿔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하지만 유통업체측이 시의 건축허가신청 반려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도에 제기해 6월말께 입점여부가 결론 날 전망이다.

보령도 삼성 홈플러스가 동대동지역에 3,000여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지상 4층 규모의 할인점을 짓기 위해 3월29일 건축심의를 신청해 심의를 마쳤다. 앞으로 건축허가 신청만 남은 상태로 허가가 나면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이에 대해 보령시내 자유시장과 중부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은 지역상권이 존폐기로에 놓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입점반대 대책위를 구성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반대서명을 하고 있다. 지역 사회단체 등과 함께 대규모 항의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반대투쟁위원회 박종갑(62)위원장은 “경기불황으로 장사가 안되는데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 기존 상인들은 모두 영업을 중단할 처지에 놓여 있다”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할인점을 막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행정당국은 난감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역상인들의 반발을 이해하지만 법적하자가 없는 한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상인과 지방경제를 고려하면 할인점 오픈은 좋지 않지만 소비자 측면에서는 무작정 막기도 어렵다”며 “법적인 하자가 없는 한 인위적으로 진출을 막을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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