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英, EU헌법 국민투표 무기연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英, EU헌법 국민투표 무기연기

입력
2005.06.07 00:00
0 0

영국이 유럽통합을 놓고 혼란에 빠진 유럽에서 발을 뺐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6일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EU 헌법이 부결됨에 따라 영국도 내년 봄에 예정한 찬반 국민투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EU 헌법에 대한 사망선고로 이해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향후 일정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비준투표를 취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영국의 이 같은 결정은 전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만나 “유럽연합 헌법 비준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영국이 투표를 포기할 경우 유럽연합 예산 분담금 리베이트를 삭감하겠다”고 합의한 뒤 나온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EU 지도자들은 16~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이사회(정상회의)에서 앞으로의 EU헌법 비준 문제를 논의한다.

특히 영국은 다음달부터 6개월 간 유럽이사회 순회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어서 유럽통합의 분위기는 한층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조치는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유럽대륙에 대한 기조가 송두리째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앞서 선데이 텔레그라프 등 언론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유럽단일통화(유로)에 대한 회의감으로 인해 유럽통합의 꿈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지금까지 영국이 유럽통합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해온 보수당의 ‘고립주의’를 성토해왔다.

한편 다음달 19일 EU 헌법 비준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폴란드는 이날 성명을 내고 “투표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랑스ㆍ네델란드의 부결에 이어 영국의 투표취소로 EU헌법의 비준시도는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과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고립주의’ 국가인 스위스도 EU 비회원국이면서도 유럽통합의 핵심인 국경개방을 받아들여 EU와 한발 다가섰다.

스위스에서는 EU 기존 15개 회원국 간 국경의 자유로운 통행을 규정한 솅엔조약이 5일 국민투표를 통해 채택됐다. 1985년 룩셈부르크의 국경마을 솅엔에서 마련된 이 조약은 회원국 국민이 다른 회원국 국경을 통과할 때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 여권 검사 등의 검문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정치적 중립을 내세워 EU에도 가입하지 않은 스위스가 국경을 개방한 것은 EU 확대로 스위스의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스위스는 이날 솅엔조약과 함께 가입국이 난민지위 신청을 거부했을 경우 해당 난민의 신상정보를 다른 가입국과 즉시 공유토록 한 더블린 협정도 함께 승인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